[용어 톺아보기]SRI vs. RI vs. 임팩트투자: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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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투자의 진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투자가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ESG 투자 규모는 2023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35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7년까지 50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ESG 투자 시장에서 SRI(사회책임투자), RI(책임투자),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이들 간의 차이점을 명확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본고에서는 이들 투자 방식의 개념, 역사적 배경, 특징 및 차이점을 살펴보고, 각 투자 방식이 어떤 투자자에게 적합한지 분석하고자 한다.





용어의 이해와 역사적 배경


SRI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사회책임투자)

SRI는 투자 결정 시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윤리적, 사회적,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 방식을 의미한다. 1960년대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과 시민권 운동의 영향으로 등장했으며, 처음에는 주로 '배제(Exclusion)' 전략을 통해 무기, 담배, 도박, 알코올 등 논란이 되는 산업에 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SRI의 핵심 개념은 '해를 끼치지 않는다(Do No Harm)'는 원칙에 기반한다. 초기 SRI 투자는 종교단체와 윤리적 가치를 중시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했으며, 이후 1980년대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반대 운동으로 발전했다. 당시 많은 대학 기금과 연기금들이 남아프리카에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면서 SRI의 영향력이 확대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SRI는 환경 문제로 관심 영역을 확장했다. 1999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가 출범했고, 이어서 2000년대 초반 FTSE4Good 지수가 등장하면서 SRI가 주류 투자 방식의 하나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RI (Responsible Investment, 책임투자)

RI는 SRI보다 넓은 개념으로, ESG 요소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체계적으로 통합하는 투자 접근법이다. 2006년 UN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유엔 책임투자원칙)가 설립되면서 공식화되었다. UN PRI는 기관투자자들이 ESG 이슈를 투자 분석 및 의사결정 과정에 통합하도록 권장하는 6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RI는 SRI의 윤리적 접근법을 넘어, ESG 요소를 재무적 성과와 연결시키는 실용적 접근법을 취한다. 즉, ESG 요소가 기업의 장기적 가치와 위험 관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이는 '가치에 의한 투자(Values-based Investing)'에서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Value-creating Investing)'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지배구조와 위험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RI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RI는 대형 자산운용사, 연기금, 보험회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하며, 이들은 ESG 통합(Integration), 적극적 주주권 행사(Active Ownership), 테마투자(Thematic Investing)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다.

 

임팩트 투자 (Impact Investment)

임팩트 투자는 세 가지 투자 방식 중 가장 최근에 등장한 개념으로, 재무적 수익과 함께 측정 가능한 사회적, 환경적 임팩트를 창출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투자를 의미한다. 2007년 록펠러 재단이 주최한 회의에서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가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

임팩트 투자는 '의도적인 임팩트(Intentional Impact)'를 창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즉, 투자 시작 단계부터 특정 사회적, 환경적 문제 해결을 명확한 목표로 설정하고, 그 성과를 측정하고 보고하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임팩트 투자는 주로 재생 에너지, 지속 가능한 농업, 마이크로파이낸스, 저렴한 주택, 교육 및 의료 접근성 향상 등의 분야에 집중된다.

2010년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GIIN)가 설립되면서 임팩트 투자 생태계가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GIIN은 임팩트 투자의 규모와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표준화된 방법론인 IRIS+(Impact Reporting and Investment Standards)를 개발했으며, 이는 현재 임팩트 측정의 주요 프레임워크로 사용되고 있다.


 



세 가지 투자 접근법의 핵심 차이점 


■ 투자 목적과 동기

  • SRI: 개인적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는 윤리적 투자가 주목적이다. 투자자는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는 산업이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회피하고자 한다. 여기서 재무적 성과는 중요하지만, 윤리적 원칙이 우선시된다.

  • RI: 장기적 관점에서 ESG 요소가 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투자자는 ESG 리스크와 기회를 고려함으로써 더 나은 투자 결정을 내리고 지속 가능한 장기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 여기서 ESG는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한 도구로 인식된다.

  • 임팩트 투자: 특정 사회적, 환경적 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기여와 함께 재무적 수익도 추구한다. 임팩트 창출이 투자의 핵심 동기이며, 투자자는 임팩트 목표가 명확히 설정되고 측정 가능한 프로젝트나 기업에 투자한다.

 

■ 투자 전략과 프로세스

SRI의 주요 전략

  • 배제(Negative Screening): 특정 산업이나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
  • 규범 기반 스크리닝(Norms-based Screening): 국제적 규범과 표준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 배제
  • 최선의 선별(Best-in-Class): 각 산업에서 ESG 성과가 가장 좋은 기업에 투자


RI의 주요 전략

  • ESG 통합(ESG Integration): 투자 분석과 의사결정 과정에 ESG 요소를 체계적으로 통합
  • 적극적 주주권 행사(Active Ownership): 주주 참여와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 행동 변화 유도
  • ESG 테마 투자(Thematic Investing): 청정 에너지, 물, 지속가능한 농업 등 특정 ESG 테마에 투자

 

임팩트 투자의 주요 전략

  • 임팩트 목표 설정(Impact Goal Setting): 명확한 임팩트 목표와 측정 지표 설정
  • 임팩트 측정 및 관리(Impact Measurement and Management): 투자의 사회적, 환경적 성과 정기적 측정
  • 촉매 자본(Catalytic Capital): 다른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위험 완화 자본 제공

 

■ 측정과 보고

  • SRI: 주로 부정적 스크리닝 기준 충족 여부와 포트폴리오의 ESG 점수에 초점을 맞춘다. 재무적 성과가 주요 측정 지표이며, ESG 성과는 부가적으로 고려된다.

  • RI: ESG 리스크 관리와 장기적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둔다. ESG 통합 프로세스, 참여 활동, ESG 개선 사례 등을 상세히 보고한다. 탄소발자국, 다양성 지표, 지배구조 품질 등 구체적 ESG 지표를 측정한다.

  • 임팩트 투자: 재무적 수익과 함께 구체적인 사회적, 환경적 임팩트를 측정하고 보고한다. IRIS+, IMP(Impact Management Project) 등 표준화된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여 창출된 임팩트의 깊이(Depth), 규모(Scale),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을 평가한다.

 

  



투자자 유형별 적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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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현황과 향후 전망 


시장 규모와 성장

SRI, RI, 임팩트 투자 시장은 모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지속가능 투자 자산은 35.3조 달러로, 2018년 대비 15% 증가했다. 그중 RI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임팩트 투자는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임팩트 투자 시장은 GIIN에 따르면 2020년 약 7,150억 달러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불평등, 기후변화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임팩트 투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규제 환경의 변화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 미국 SEC의 ESG 공시 규정 강화,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의무화 등 글로벌 규제 환경의 변화는 RI와 임팩트 투자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EU SFDR은 금융상품을 지속가능성 특성에 따라 분류하도록 요구하며, 이는 시장의 투명성과 비교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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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발전 방향

세 가지 투자 접근법은 점차 경계가 모호해지고 통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SRI의 가치 중심 접근법, RI의 ESG 통합, 임팩트 투자의 측정 가능한 성과 창출 요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 임팩트 워싱(Impact Washing) 방지: 임팩트 투자의 성장과 함께 '임팩트 워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엄격한 임팩트 측정 및 검증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다.
  • SDGs 연계 투자: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투자 전략과 임팩트 측정의 공통 프레임워크로 활용되고 있다.
  • 블렌디드 파이낸스(Blended Finance): 공공과 민간 자본을 결합하여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블렌디드 파이낸스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 디지털 기술 활용: 빅데이터, AI 등을 활용한 ESG 데이터 분석과 임팩트 측정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SRI, RI, 임팩트 투자는 각기 다른 역사적 배경과 철학을 가지고 발전해 왔으나, 궁극적으로는 금융이 더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공통된 믿음에 기반한다.

SRI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투자에 중점을 두며, 개인의 신념과 일치하는 선택에 적합하다. RI는 ESG와 재무적 성과의 균형을 통해 장기적인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포괄적 접근이다. 임팩트 투자는 재무적 수익과 함께 사회적, 환경적 임팩트를 창출하려는 목표로, 적극적인 변화를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목표, 가치, 제약조건을 고려하여 이 세 가지 접근법 중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거나, 필요에 따라 이들을 결합한 맞춤형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명확한 투자 철학과 원칙을 수립하고, 이에 부합하는 투자 결정을 일관되게 실행하는 것이다.

지속가능 금융 시장이 성숙해감에 따라, 단순한 '그린워싱'이나 '임팩트 워싱'을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창출하는 투자 접근법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는 투자자에게는 장기적 가치 창출의 기회를, 사회와 환경에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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