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 톺아보기]그린콘 (GreeniCorn)



그린콘의 개념과 등장 배경

그린콘(GreeniCorn)은 '그린(Green)'과 '유니콘(Unicorn)'의 합성어로, 친환경 및 지속가능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한 스타트업을 지칭한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글로벌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그린테크 분야의 혁신 기업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그린콘은 약 78개로, 2020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총 기업가치는 약 1,2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린콘의 등장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첫째, 각국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과 탄소중립 목표 설정으로 친환경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EU의 경우 '유럽 그린딜'을 통해 2030년까지 1조 유로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며,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3,690억 달러의 기후·에너지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 역시 2020년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73.4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둘째, ESG 투자가 급증하면서 그린 비즈니스에 대한 자본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2024년 글로벌 ESG 투자 규모는 약 53조 달러로 추산되며, 특히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클린테크 분야 벤처캐피털 투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클린테크 분야 글로벌 VC 투자액은 690억 달러로, 전체 VC 투자의 약 15%를 차지했다.

셋째, 소비자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그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자의 66%가 지속가능한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기업들도 공급망 탄소 배출 감축,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요 그린콘 사례와 성공 요인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그린콘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웨덴의 '노스볼트(Northvolt)'는 지속가능한 배터리 제조업체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배터리 생산과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 기업가치 12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리볼트(Rivian)'는 전기 트럭과 SUV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아마존과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급성장해 기업가치가 17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미국의 '블룸에너지(Bloom Energy)'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술을 상용화하여 기업가치 30억 달러의 그린콘으로 성장했으며, 영국의 '옥테오에너지(Octopus Energy)'는 재생에너지 공급과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기업가치 4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들 그린콘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고도의 기술 혁신을 통해 기존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둘째,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셋째, 대기업, 연구기관, 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초기 시장 진입 장벽을 극복했다. 넷째, ESG 투자 트렌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자금 조달 전략을 구사했다.






한국 기업의 그린콘 성장 기회

한국 기업들에게도 그린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의 산업 경쟁력과 정책 환경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분야가 특히 유망한 것으로 평가된다.

첫째, 이차전지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분야다. 한국은 배터리 기술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전고체전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서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파워'는 고안전성 리튬이온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성장하고 있으며, '한화큐셀'의 자회사인 '큐셀에너지'는 태양광과 ESS를 결합한 통합 에너지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둘째, 수소경제 관련 기술 분야다. 한국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이러한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 전 주기에 걸친 기술 혁신 기업들이 성장할 기회가 있다. '에이치투',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의 기업들이 그린수소 생산 기술과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셋째,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분야다. 폐기물 관리, 자원 재활용, 업사이클링 등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수퍼빈'은 AI 기반 재활용 로봇 '네프론'을 통해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라잇루트'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성장하고 있다.

넷째,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분야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과 함께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에코프로', 'SK머티리얼즈' 등 대기업 계열사뿐 아니라, 'LES(Lab for Earth Science)', '카본밸류' 등의 스타트업이 CCUS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다섯째, 스마트 농업 및 대체 단백질 분야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안보 이슈가 부각되면서 자원 효율적인 식품 생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플랜티', '더플랜잇' 등은 식물성 대체육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엔씽'은 식용곤충 기반 단백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팜에이트'는 AI와 IoT를 활용한 스마트팜 솔루션으로 농업 생산성을 혁신하고 있다.





ESG 금융과 그린콘의 상생 관계

그린콘의 성장에는 ESG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ESG 금융에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에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 서비스를 포함하며, 다양한 형태로 그린콘의 성장을 뒷받침 할 수 있다.

책임투자(RI, Responsible Investment)는 재무적 성과와 함께 ESG 요소를 고려해 투자하는 접근법으로, 그린콘의 중요한 자금 조달 경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책임투자 자산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40조 달러로 추산되며,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클린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책임투자 원칙을 도입하면서 그린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ESG 채권 시장의 성장도 그린콘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 다양한 ESG 채권이 발행되고 있으며, 2024년 글로벌 ESG 채권 발행 규모는 약 1.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도 2023년 ESG 채권 발행액이 약 80조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린콘은 이러한 ESG 채권 시장을 활용해 성장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특히 한국거래소의 사회적책임투자채권(SRI Bond) 시장은 환경 분야 스타트업들에게 중요한 자금 조달 창구가 되고 있다.

클린테크 투자는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로, 그린콘의 핵심 성장 동력이다. 글로벌 클린테크 VC 투자는 2023년 69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도 한국벤처투자, 한국성장금융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클린테크 분야 펀드를 조성하고 있으며, SK, 현대차그룹, LG 등 대기업들도 CVC(Corporate Venture Capital)를 통해 그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아시아'는 2023년 5억 달러 규모의 기후 기술 전용 펀드를 출범시키며 한국 그린콘에 대한 투자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의 금융기관들도 그린콘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제로카본 드라이브' 프로그램을 통해 탄소중립 솔루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KB금융그룹은 'KB 그린웨이브'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그린 스타트업 전용 금융 상품을 출시하며 그린콘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린콘 등장을 기대하며

한국이 더 많은 그린콘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산업적, 금융적 측면에서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정책적 측면에서는 그린 스타트업을 위한 규제 샌드박스 확대, 친환경 기술 R&D 지원 강화, 그린 공공조달 확대 등이 필요하다. 특히 혁신적인 그린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규제에 막히지 않도록 유연한 규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오픈이노베이션 강화, 그린테크 관련 인재 양성,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등이 필요하다. 대기업의 검증된 인프라와 스타트업의 민첩성이 결합될 때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금융적 측면에서는 임팩트 투자 생태계 강화, ESG 평가 체계 고도화, 그린 프로젝트 파이낸싱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특히 초기 단계 그린 스타트업을 위한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의 역할이 중요하며,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블렌디드 파이낸스(blended finance) 모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린콘은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적 성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상징한다.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벤처 생태계, 강력한 정책 의지를 바탕으로 그린콘을 육성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제 이러한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린콘의 성장은 단순한 경제적 성공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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