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트렌드]야구장의 탄소중립, ESG 트렌드로 진화하다

한국 프로야구장의 탄소중립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의 사례 

일본 야구장의 사례 

 

KSVA 리서치팀

2025. 05.




사진출처: 서울특별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2025 프로야구, 여전히 뜨겁다

2025년, 다시 한 번 봄과 함께 돌아온 프로야구가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함께 개막했다. 개막전부터 각 구장에는 수만 명의 관중이 몰려들었고, 경기장 안팎은 마치 축제의 장처럼 활기를 띠었다. 각 팀의 간판 선수들이 연일 화제를 만들며 야구 열풍은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KBO 리그는 여전히 국민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지키고 있으며, 2024년 한 시즌 800만 관중을 회복한 데 이어, 2025년에는 개막 한 달 만에 관중 2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을 질주하고 있다. 특히 신축 구장과 리모델링을 마친 구장들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높고, 구단들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다양한 팬 참여 이벤트를 통해 관중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이처럼 야구가 다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한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뜨거운 응원 열기와 흥행 속에서, 과연 야구장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운영되고 있을까?"
"2025년 프로야구는 팬들과 함께, 지구를 위한 야구를 하고 있는가?"


하루 수만 명의 관중이 찾는 대규모 시설인 야구장은 많은 전력과 자원을 소비하고, 동시에 폐기물과 온실가스도 배출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제는 흥행과 지속가능성이 공존할 수 있는 야구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렇다면 국내 야구장들은 지금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국내 야구장의 탄소중립 추진 현황

국내 프로야구 구장들도 친환경 인프라 구축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 특히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개장 시부터 국내 최초의 친환경 야구장을 표방하며 다양한 설비를 도입했다. 이 구장은 지열시스템, 태양열 집열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추어 연간 총 45만 kWh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2,000톤 규모의 빗물 저장시설을 통해 경기장 조경 및 화장실 등에 재활용한다.

조명은 전량 LED로 교체되어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고 빛 공해를 줄였는데, 2022년 시즌 개막 전 메탈할라이드 조명 312개를 LED로 교체하여 연간 약 6,500만 원의 전력비 절감 효과를 기대했다. 이러한 설비 덕분에 해당 구장은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한편, 관중 폐기물 감축과 자원순환 캠페인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023년 4월 환경부와 KBO 및 10개 구단은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여 야구장에서 일회용 컵·용기 사용을 줄이고 투명 페트병을 별도로 분리배출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잠실야구장은 2022~2023년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실시해 일회용 컵·용기 22만7천여 개 감축에 성공했고, 수원 KT위즈파크 역시 2023년에 13만4천 개의 일회용품을 절감했다.

또한 2023년 시즌부터 잠실야구장은 전 매장에서 다회용 컵과 용기를 사용하는 상용 운영을 시작하여, 연간 약 24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O는 2023년부터 외부 음료 캔 반입을 허용하여,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캔 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로 인해 일회용 컵 사용량이 30% 이상 감소했다.

특히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캠페인의 선도 사례로 평가된다. 2024년 환경부·광주시·KIA 구단은 경기장 내 투명 페트병을 회수·재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투명 페트병 2톤을 수거했다. 수거된 페트병은 섬유 원료로 재탄생되어 의류나 식품 용기 등의 고품질 재생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MLB 야구장의 베스트프랙티스 


시애틀 매리너스 – T-모바일 파크

재활용률 90%를 실현한 ‘제로웨이스트’ 선도 구장

사진출처: 위키피디아/나무위키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구장인 T-모바일 파크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재활용률을 기록한 대표적인 친환경 야구장이다. 2006년부터 ‘그린 스포츠’를 구단 전략에 반영하며, 환경 전담 인력을 구성하고 구장 운영의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성 중심의 체계를 도입해왔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폐기물 관리 분야이다.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약 85~96%를 재활용 또는 퇴비화하고 있으며, 연간 기준으로 130만 킬로그램 이상의 쓰레기를 매립지 대신 자원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중석, 내부 매장, 조리구역 등 전 영역에 분리배출 스테이션을 설치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청소팀이 수작업으로 분리수거를 마무리한다. 음식물 폐기물은 지역 퇴비화 전문 업체와 협력해 처리되며, 실제 퇴비 생산으로 이어진다.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도 T-모바일 파크는 업계 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2015년 메이저리그 최초로 전체 경기장 조명을 LED로 전환하여 연간 약 78만 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절감하고 있으며, LED 조명은 기존 메탈할로겐 조명 대비 60%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확보했다. 추가적으로 외야 전광판, 통로, 복도 등의 보조 조명도 LED로 교체하여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였다.

물 절약 역시 주요한 운영 과제 중 하나였다. 대규모 개폐식 지붕 세척 시 발생하는 물 낭비를 줄이기 위해 재활용 순환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기존 대비 약 87%에 해당하는 물 사용량을 절감하고 있다. 절수형 화장실 설비와 소변기 도입으로 위생 설비 물 사용도 절감되고 있으며, 연간 수천만 리터의 물 절약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T-모바일 파크는 팬 친화적인 탄소중립 캠페인, 비건 및 식물성 식사 옵션 제공, 지역 푸드뱅크를 위한 남은 식품 기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기장 내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 팬들의 친환경 교통 수단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 그린스포츠 얼라이언스 등으로부터 수차례 지속가능성 관련 수상을 받은 바 있으며, 스포츠 분야 재활용률 부문에서 매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 – 양키 스타디움

도시형 친환경 구장의 ESG 통합 모델

사진출처: 나무위키


양키 스타디움은 메이저리그 최대 규모의 도시형 야구장 중 하나로, 전통과 현대적 ESG 경영이 결합된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09년 개장 이후 지속가능성 전략을 체계적으로 강화해왔으며, 2019년에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환경과학 자문위원직을 신설하여 운영 정책에 과학적 전문성을 도입하였다.

에너지 효율화는 운영 전략의 핵심이다. 경기장 전체 조명을 고효율 LED 시스템으로 교체함으로써 조명 전력 소비를 약 40% 줄였고, 경기장 HVAC 시스템에도 고효율 냉방 및 난방 장비가 도입되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연간 85만 킬로와트시 이상 절감하고 있다. 경기장 내부에는 자동화된 에너지 제어 시스템이 작동하여 운영 시간대에 따라 조명, 환기, 냉난방이 최적화된다.

물 절약 측면에서는 전 구역에 절수형 위생 설비가 설치되어 있으며, 연간 절감되는 물 사용량은 약 1,100만 리터 이상으로 추산된다. 주방, 세척, 청소 등에서 재활용수가 일부 활용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순환형 폐수 재처리 시스템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자원순환 부문에서도 양키 스타디움은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고효율을 달성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전량 퇴비화되며, 구장 내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식기류는 모두 퇴비화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구성되어 있다. 연간 2만 갤런 이상의 식용유가 수거되어 바이오디젤로 전환되고 있으며, 폐플라스틱, 알루미늄, 골판지 등도 전용 수거함을 통해 철저히 분리배출된다.

또한, 구장은 뉴욕시 대중교통 허브와 연계되어 있어 관람객의 자가용 이용률이 낮고,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전용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로 인해 교통 부문 탄소 배출 역시 최소화되고 있으며, 팬들의 환경 인식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에는 국제적 기준인 WELL Health-Safety 인증을 취득하여, 코로나19 이후 보건 위생 측면에서도 모범적인 운영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키 스타디움은 스포츠 환경에서 ESG 전환의 통합 모델로 작용하며, 도심 대형 구장의 녹색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로 주목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 펫코 파크

태양광 중심의 에너지 전환형 구장

사진출처: 나무위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 펫코 파크는 에너지 전환과 스마트 설비 혁신을 중심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한 구장이다. 미국 남서부라는 기후적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태양광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갖췄으며, 이와 함께 폐기물 저감, 물 절약, 운영 최적화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펫코 파크는 메이저리그 구장 중 가장 큰 규모인 336킬로와트급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장 상부에 설치하였다. 이를 통해 연간 100만 킬로와트시 이상을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구장 전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는 수준이다. 별도의 에너지 저장 장치도 갖추어 전력 피크 시간대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전력망 부담을 낮추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조명 역시 전 구역에 LED 시스템이 도입되어 기존 대비 50% 이상의 전력 사용량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투광 조명은 스포츠용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되어 경기 중 조명 품질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효율은 극대화되었다. 냉방과 난방 시스템은 자동화 제어 시스템을 통해 경기 여부, 시간대, 외부 기온에 따라 가동되며, 주방과 후면 설비에도 에너지 효율 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물 관리 시스템에서는 전 화장실에 절수형 설비를 적용하고 있으며, 조경 및 세척에 필요한 물은 빗물 및 순환수를 활용하여 연간 수천 톤의 상수도 사용을 줄이고 있다. 인공 수경 시설에는 재순환 시스템이 적용되어 물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폐기물 관리 분야에서도 펫코 파크는 선도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다. 매립 회피율 70%를 목표로 광범위한 분리배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음식물 쓰레기는 지역 자원화 시설과 연계하여 퇴비로 전환된다. 사용한 식용유는 100% 회수되어 바이오연료로 재활용되고 있으며, 전자 폐기물, 포장 폐기물도 모두 지정 경로로 회수된다. 판매되지 않은 음식은 지역 자선단체로 기부되어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펫코 파크가 미국 그린빌딩위원회로부터 LEED 인증을 취득하게 한 주요 근거가 되었으며, MLB 내에서 에너지 자립과 친환경 설계가 동시에 실현된 구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과 같은 구조적 에너지 전환을 선도한 사례로서, 향후 국내 신축 구장 설계 시 중요한 비교모델이 될 수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 펜웨이파크

100년 전통과 지속가능성의 공존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는 1912년에 개장한 메이저리그 최장수 구장이지만, 동시에 가장 진보적인 친환경 운영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구장으로 평가된다. 구단은 전통적 시설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적극적인 친환경 설비 도입과 운영 전략을 추진해 왔다.

2007년부터 추진된 녹색전환 계획의 일환으로,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구장 지붕에 태양열 온수 패널을 설치하였다. 이를 통해 연간 온수 에너지의 약 37%를 대체하는 효과를 얻었고, 기존 온수 공급 방식 대비 탄소 배출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2015년에는 구장 옥상에 약 460제곱미터 규모의 정원을 조성하여 채소와 허브를 재배하고 있으며, 이는 구장 내 식음료 매장에서 실제로 활용된다. 이와 같은 도시형 농업 도입은 팬들에게 식량 지속가능성과 지역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적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펜웨이파크는 조명 시스템 전면 교체, 자동화 제어 기술 도입, 고효율 냉난방 설비 설치 등을 통해 연간 전력 사용량을 대폭 절감하였다. 특히 조명은 기존 조명 대비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감소하였고, 수명 또한 향상되어 유지관리 효율성도 높아졌다.

자원순환과 폐기물 관리 측면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다회용기 사용 확대, 골판지·플라스틱·유리 등의 분리배출 체계를 정착시켰다. 관중석 곳곳에는 단일 스트림 재활용 수거함을 설치하여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이 경기를 관람하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그린팀’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매년 수백 톤의 폐기물을 매립지로부터 분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외에도 레드삭스는 환경보호청, 자연자원보호협의회, 지역 전력회사 등과의 협력을 통해 경기장 내 에너지 효율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으며, 경기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패널은 연간 약 16만 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경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상당 부분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함으로써 탄소중립 목표에 기여하고 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펜웨이파크는 역사적 시설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지속가능성 요소를 통합하여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00년의 세월을 넘는 건물이 최신 녹색 기술과 시민 참여 기반 운영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노후 구장 리모델링의 방향성과 시사점을 제공한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

LEED 인증을 획득한 미국 동부의 대표적 친환경 구장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홈구장인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는 미국 동부에서 가장 대표적인 친환경 야구장 중 하나로, 기존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2018년 미국 그린빌딩위원회로부터 LEED 골드 인증을 획득하였다. 이는 수년간의 설비 개선과 운영 전략 최적화를 통해 기존 시설이 갖는 한계를 극복한 결과다.

에너지 절감 부문에서는 전 구장에 고효율 조명을 설치하고, 냉난방 기기를 교체하여 전력 소비를 최소화했다. 또한 자동화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필요 시간에만 조명을 작동시키고, 비경기일에는 냉방 및 조명을 최소화함으로써 연간 에너지 사용량을 효과적으로 절감하고 있다.

물 절약과 위생 분야에서도 오리올파크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구장 내 화장실과 세면대에는 절수형 설비가 설치되어 있으며, 물 재사용 시스템을 통해 관개와 청소용수를 부분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자원순환 부문에서는 폐식용유를 수거해 바이오디젤로 전환하고 있으며, 매년 약 1만 갤런 이상의 식용유를 재활용하고 있다. 또한 담배꽁초, 종이, 알루미늄, 플라스틱, 전자 폐기물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 분리수거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 구장에서 연간 수십 톤의 폐자원이 재활용되고 있다.

친환경 인프라 외에도 오리올스는 지역 생태계와 연계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구장 인근에는 나비와 조류를 위한 생물 서식지를 조성한 ‘오리올 가든’을 조성하였으며, 이는 메릴랜드주와 미국 야생동물연맹이 함께 추진한 생태계 복원 사업의 일환이다.

아울러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지역 환경 캠페인과 연계한 지속가능성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자전거 주차구역 마련,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 종이 없는 티켓 발급, 지역 농산물 활용 확대 등은 팬들의 인식 전환과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오리올파크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형 경기장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기술적 보완과 체계적인 자원 관리 시스템을 통해 탄소중립과 환경책임 이행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특히 LEED 골드 인증이라는 성과는 기존 시설의 친환경 리모델링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국내 노후 야구장 ESG 전략 수립에 참고할 만하다.





일본 야구장 벤치마킹: 탄소배출권을 주목하라


라쿠텐 골든이글스 – 라쿠텐 세이메이 파크

지역 연계형 자원순환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전략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 중에서 ESG 경영 도입이 가장 빠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구단으로 평가받는다. 홈구장인 라쿠텐 세이메이 파크 미야기는 구단이 직영으로 관리하며, 구단과 경기장 모두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전략이 통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2022년부터 경기장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전량 재생에너지로 공급받고 있다. 전력 공급원은 인근에 위치한 야쿠와 수력발전소로, 매년 약 2,6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 구단 최초로 도입된 이 시스템은 경기장, 사무동, 조명, 방송설비, 전광판 등 모든 전력 소비 영역에 적용되며, 이를 통해 구장은 탄소 배출 제로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경기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하기 위해 ‘탄소크레딧’을 구매하여 홈경기를 탄소중립 경기로 선언한 바 있다. 2023년 5월과 8월, 구단은 두 차례에 걸쳐 환경부가 인증한 J-크레딧을 사용해 특정 경기를 완전한 탄소중립 이벤트로 운영했다. 관중 수, 경기 운영 전력량, 교통 이동 등을 고려해 약 20톤의 배출권을 상쇄했으며, 팬들에게는 이 내용을 현장 전광판과 SNS를 통해 안내했다.

자원순환 전략 역시 구체적이고 실천 중심적이다. 경기장에서 발생한 투명 페트병은 관중이 직접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에코 스테이션’을 설치해 관리하며, 수거된 페트병은 지역 재활용 업체를 통해 어린이용 가방, 유니폼 가방 등으로 업사이클링된다. 사용한 목재 배트는 폐기하지 않고 지역 장인과 협업하여 일본 전통 인형인 ‘코케시’로 가공되어 판매되며, 이익금은 아동지원단체에 기부된다. 이처럼 자원 선순환 체계를 경기장 운영 전반에 녹여낸 점이 라쿠텐 구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물 관리 측면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이 적용되어 있다. 경기장 잔디와 화장실 용수는 전량 지하수로 공급되며, 연간 약 13,000㎥의 상수도 사용을 대체하고 있다. 이 지하수는 지진 등 재난 발생 시 비상급수원으로도 기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전제로 한 운영 모델을 보여준다.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단순한 시설 효율을 넘어 지역경제, 전통문화, 어린이 복지까지 연결하는 ESG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배출권을 활용한 탄소중립 이벤트, 지역자원 활용의 결합은 향후 국내 구장 전략 수립에도 직접적인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한신 타이거스 – 고시엔 구장 및 제로카본 베이스볼 파크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탄소중립형 야구장 전략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한신 타이거스는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구단 중 하나로, 전통성과 지역 밀착형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ESG 경영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오고 있다. 홈구장인 고시엔 구장은 1924년 개장 이래 일본 야구의 상징적인 공간이자,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구장으로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된 고시엔 구장의 리노베이션은 ‘친환경 경기장’이라는 목표 아래 태양광 발전 시스템, 우수 활용 시설, 녹화 설비 등 다양한 친환경 인프라를 도입했다. 구장 상부에 설치된 약 1,600장의 태양광 패널은 연간 약 19만 3천 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하며, 이는 한신 타이거스가 시즌 중 야간 경기에서 사용하는 조명 전력량에 상당한다. 이로 인해 연간 약 15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축되며, 이는 삼나무 약 4만 제곱미터 규모의 흡수량에 해당한다.

구장 부지 내에는 빗물 및 지하수를 활용한 순환형 급수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으며, 연간 사용수량의 약 65%를 충당하고 있다. 바닥 살수와 화장실 세정수 등에 사용되는 이 물은 강우 시 구장 지하의 대형 저장조에 저장된 빗물과 우물에서 직접 끌어올린 물을 혼합하여 공급한다. 냉방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담쟁이덩굴 벽면녹화도 도입되어, 외벽 온도를 여름철 기준 약 5~10도 낮추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자원순환 측면에서도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2년부터는 테이진 프론티어와 협력하여 구장에서 사용된 폴리에스터 맥주컵을 연간 약 7톤 회수하여 재생섬유로 전환하고 있으며, 재활용된 소재는 경기장에서 제공되는 기념품 및 배포물 등에 재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병과 뚜껑, 라벨까지 별도 분리 수거하여 관람객 참여를 유도하고, 재활용률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단은 탄소배출량 상쇄를 위한 배출권 거래제도(J-크레디트 제도)를 적극 도입하여 탄소중립형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 7월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6경기에 대해 약 200톤의 CO2 배출을 오프셋하였으며, 이는 삼나무 약 14,000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탄소량에 해당한다. 이 기간 동안 구단은 전광판, 전철역 안내방송, 온라인 캠페인 등을 통해 팬들에게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해당 캠페인은 ‘KOSHIEN eco Challenge’라는 명칭으로 추진되었으며, 지속가능성 메시지의 대중적 확산에 기여하였다.

향후 전략의 핵심은 2025년 개장을 목표로 한 ‘제로카본 베이스볼 파크’ 건립이다. 니시노미야시에서 아마가사키시로 이전 중인 2군 구장을 ‘제로카본 시티’를 모델로 삼아,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저장장치, 폐기물 발전 전력, 바이오매스 기반 포장재 활용, 빗물 저장 시스템 등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일본 최초로 야구 연습장이 ZEB Ready(에너지 사용량 50% 이상 절감) 인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며, 실내 공조와 조명, 급탕, 환기 시스템에는 고효율 단열소재 및 스마트 제어장치를 적용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경기장 건설을 넘어, 공원형 복합 공간 조성과 탄소 흡수원 확충, 대중교통 연계 강화 등 지역 전체의 탄소중립 거점화라는 목표를 포함한다. 향후 경기장 전광판에는 태양광 발전량 및 탄소 저감 실적을 실시간 시각화하여 관람객의 환경 인식을 제고할 예정이다.

한신 타이거스의 사례는 전통적인 야구장이 어떻게 친환경 기술과 탄소중립 운영 전략을 접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특히 J-크레디트를 활용한 탄소중립 이벤트 운영, 노후 구장 리노베이션을 통한 에너지 전환, 지역 연계형 제로카본 베이스볼 파크 추진은 국내 구장의 중장기 ESG 전략에 유용한 벤치마킹 포인트가 된다.





국내 야구장의 탄소중립 추진 방향 제언


① 에너지 효율 및 재생에너지 확대
전 구장 LED 조명 전환을 가속화하고, 신축 또는 리모델링 구장에는 태양광·지열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대형 지붕 구조를 갖춘 고척돔이나 향후 신설 예정인 잠실돔에는 초기부터 녹색건축물인증이나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목표를 포함해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② 물 절약 인프라 도입
빗물 집수 시스템, 절수형 위생기기, 지하수 활용 및 재활용수 순환 시스템 도입을 통해 상수도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③ 폐기물 Zero-Waste 전략 실현
다회용기 보증금제 도입, 분리배출 인프라 강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폐기물 자원화를 촉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페트병을 굿즈로 업사이클링하는 팬 참여형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④ 팬 참여형 환경 캠페인 전개
친환경 유니폼 착용 경기, 탄소중립 응원 챌린지, 대중교통 이용 장려 등 팬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⑤ ESG 성과 공개 및 인증 확대
구단별 ESG 보고서 발간, 녹색건축·에너지인증 취득, Green Stadium Award 등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계해 ESG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목표, 각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국내 야구장의 탄소중립도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팬 참여 문화를 바탕으로 ESG 실천을 정착시킨다면, 야구장은 단순한 스포츠 공간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교육과 실천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제는 팬과 구단, 도시와 기업이 함께 만드는 “홈런급 친환경 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신 임팩트 뉴스를 받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

KSVA 뉴스레터

구독하기

주식회사 한국사회가치평가

대표 : 김기룡  |  사업자등록번호 : 209-81-65458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92, 2306호

(신문로 1가, 광화문오피시아빌딩)

대표번호 : 02-720-3771

E-mail : ksva01@ksva.co.kr

Copyright ⓒ 2024 한국사회가치평가. All rights reserved.

최신 임팩트 트렌드 뉴스를 받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 KSVA 뉴스레터

구독하기

Copyright ⓒ 2024 한국사회가치평가. 

All rights reserved.

주식회사 한국사회가치평가

대표 : 김기룡  |  사업자등록번호 : 209-81-65458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92, 2306호 (신문로 1가, 광화문오피시아빌딩)

대표번호 : 02-720-3771  |  E-mail : ksva01@ksv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