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VA 뉴스][KSVA 대표 컬럼] 기업 자원봉사의 새로운 트렌드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기업차원에서 수행되는 자원봉사 활동을 꼽을 수 있겠다. 자원봉사활동은 말그대로 자발성에 기초하여 공익활동에 개인이 가진 역량을 투입하는 활동인데, 기업에서 벌어지는 자원봉사활동은 자발성에 앞서는 회사의 정책에 따라 임직원들의 역량을 사회공헌활동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임직원 자원봉사활동은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활동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경제인연합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기업(국내 주요 대기업 대부분 포함) 임직원들은 2010년대에 들어 매년 10시간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회사차원의 촉진제도들 또한 다수의 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들어 만나는 여러 기업들로부터 임직원 자원봉사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야기를 다수 들을 수 있다. 

과거에서는 회사가 평가제도와 같이 다소의 강제성이 기반하여 임직원 봉사활동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들어 임직원들의 참여율이 점차로 저조해질 뿐만 아니라 회사가 강요하는 듯한 봉사활동에 대해서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MZ세대는 역시 다르다는 것이다. 과연 임직원 자원봉사가 과거와 달리 위축되는 것을 단순히 세대의 인식변화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나아가 그 인식의 문제만 해결하면 임직원 봉사활동을 다시 활성화 할 수 있을까? 보다 진전된 고찰이 필요하다.



위축되는 봉사활동, 과연 기업자원봉사만의 문제인가?

기업자원봉사가 위축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성인자원봉사 전체의 참여율을 살펴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계자료를 보면 국내 성인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2020년 급감한 이후 2023년부터 약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완전히 과거의 수치로 돌아가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기업자원봉사의 참여율 수치와도 거의 일치한다. 2020년에 있었던 일은 너무나 강렬했던 코로나 팬데믹이다. 전체 사회가 셧다운되고, 비대면으로 많은 것들이 전환되었던 그 시기에 자원봉사활동이 급감한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왜 그러면 엔데믹에도 회복속도가 더딘 이유이다.



봉사활동이 위축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

  1. 사회적 일자리가 봉사자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노인일자리 사업 등 고용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가 다수 만들어지면서 복지시설, 학교 등 공공시설에서 봉사자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2. 코로나가 만든 비대면 문화와 단체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증가했다. 특히 기업자원봉사가 선호하는 방식 중에 다수의 인원이 사회복지시설 등 현장에 방문하여 단시간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것인데 이러한 방식에 대해서 봉사자들 자신도 또 자원봉사 현장 또한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3. 자원봉사활동 대상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눈높이 또한 상승하면서 단순자원봉사자의 역할은 감소하는 반면 전문자원봉사자의 역할이 더 증가하고 있다. 소위 노력봉사라고 말하는 단순자원봉사 일수록 일감을 얻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기업자원봉사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다.

 

문제는 자원봉사와 관련된 환경이 이렇게 크게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내에서 봉사활동에 대한 시각이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전히 다수가 참여하는 봉사를 찾고 있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보다는 이벤트성 활동에 치중하고 있으며, 봉사활동 현장의 다양화에 따라가지 못하며 여전히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거의 활동에 집착하는 경향 또한 보인다. 물론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의 봉사활동이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면서 과거에 머물러만 있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기업자원봉사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



실마리 찾기

최근 카카오임팩트재단에서 카카오의 임직원들과 함께하는 테크포임팩트(Tech for Impact) 라는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카카오임팩트가 후원하는 사회혁신가들과 개발자들의 만남을 통해 사회문제를 인지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IT 솔루션을 개발하는 활동이다. (https://www.kakaoimpact.org/) 어느덧 243명의 개발자와 사회혁신가가 참여하면서 11개의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카카오의 개발자들은 사회혁신가와의 만남을 통해 기존에 몰랐던 사회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중에서 본인이 더욱 관심있는 문제를 선택하여 혁신가와 함께 그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데 회사에서는 이 전 과정을 지원하며 개발자들이 누구보다 자기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참여하도록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기업자원봉사의 앞으로 가야할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임직원들의 스스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도 자기주도성을 높여야 한다. 가장 쉬운 봉사활동 관리는 담당자가 봉사처를 섭외하여 직원들을 그곳에 파견하고, 활동은 현장에 맡긴 뒤에 나중에 실적과 사진을 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임직원들의 주도성을 높이는 방식은 그보다 몇 배 더 노력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자원봉사와 변화는 주도성에서 시작된다.

두 번째는 회사 자원의 결합과 지원이다. 우리가 사회에 뭔가를 나누는 것은 부스러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혹시라도 기업이 자원봉사활동에 집중하는 이유가 돈이 들지 않기때문은 아닌지 한번 스스로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자원봉사활동은 기부보다 훨씬 어렵고 고난이도의 활동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사회가 성장하면서 봉사활동의 난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직원들의 노동력을 쓰는 것이 봉사가 아니라 회사의 자원을 쓰는 일 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 세 번째로, 자원봉사활동은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자원봉사는 남을 돕는 일이므로 돕는 행위자체가 의미있고 누군가를 도왔다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의미있고 지속가능한 자원봉사활동을 위해서는 봉사활동이 변화를 만들어야 하며 그 변화의 목적은 사회문제의 해결이다. 사회문제라고 하면 매우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어떤 개인이 가진 구조적 원인의 고통을 해결해주는 것도 사회문제 해결이다.



결론

자원봉사활동의 패러다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변화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이 자원봉사의 참여율, 봉사시간 등의 숫자에만 집착한다면 지금 기업 담당자의 고민은 전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단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참여율로 임직원 봉사의 성과를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대한민국은 그만큼 성장했고, 사람들의 생각도 변화하고 있다. 자원봉사도 이전과 분명히 달라야 한다. 그리고 더 한가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봉사활동은 사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임직원 개인의 성장에 기여하는 매우 효과적인 사회공헌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보다 섬세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에 PBL(Project Based Learning)이라는 개념이 교육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방법론을 자원봉사활동에도 적용할 수 있고 앞서 언급한 카카오의 테크포임팩트가 바로 그러한 요소와 방법론을 잘 담고 있다.

이제 각 기업과 비영리단체의 담당자들이 다음과 같은 고민을 시작하기를 기대한다.


  • 어떻게 하면 임직원들의 주도성을 높여줄 수 있는가?
  • 자원봉사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는 무엇인가?
  • 기업의 자원과 봉사활동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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