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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배출이란

회피배출(Avoided Emissions)은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제품, 서비스, 기술, 솔루션을 통해 간접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말한다. 기후변화 대응 전략은 크게 자체 배출량 감축과 회피배출로 구분될 수 있는데, 전자가 기업이나 조직의 사업장 및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라면, 회피배출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사용될 때 기존 대안 대비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은 기업의 자체 배출량(Scope 1, 2, 3)에 초점을 맞추지만, 회피배출은 기업 경계 밖에서 발생하는 긍정적 기후 영향을 인정한다. 그러나 회피배출은 기존 온실가스 프로토콜의 산정 범위에 공식적으로 포함되지 않으며, 별도의 배출 감축 범주(Scope 4)로 언급되기도 한다.

회피배출 개념은 특히 친환경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재생에너지 기술, 에너지 효율 솔루션, 저탄소 교통수단, 디지털 기술 등의 제품과 서비스는 자체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지만, 사용 단계에서 기존 대안 대비 상당한 배출 회피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Enabling Solutions)'의 기후 기여를 인정하고 측정하는 것이 회피배출의 핵심이다.




회피배출 개념 히스토리

회피배출의 개념은 2000년대 초반부터 논의되기 시작했으나, 본격적인 관심과 방법론 개발은 2010년대에 이루어졌다. 2013년 화학산업협회(ICCA)와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가 '화학 산업의 회피배출 산정 지침'을 발표하면서 회피배출 측정에 대한 초기 프레임워크가 제시되었다. 이는 석유화학 제품이 사용 단계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 재료 경량화 등을 통해 다른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2015년 파리협정 채택 이후 기업들의 기후 공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회피배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특히 ICT 부문에서 2015년 글로벌 e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GeSI)와 탄소 신뢰성(Carbon Trust)이 'SMARTer2030'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기술이 다른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회피배출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2017년 미션이노베이션(Mission Innovation)과 세계경제포럼(WEF)은 '회피배출 프레임워크'를 발표하여 청정기술의 기후 영향을 평가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2019년에는 '세계 회피배출 협의회(World Avoided Emissions Council)'가 설립되어 회피배출 측정 및 보고의 표준화 노력이 시작되었다.

2020년 넷제로 이니셔티브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자체 배출량 감축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긍정적 기후 영향을 입증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 세계자원연구소(WRI)는 '회피배출 측정 및 보고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여 회피배출 산정의 일관성과 엄격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2022년 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는 '넷제로 기준(Net-Zero Standard)'에서 기업이 회피배출을 별도로 산정하고 보고할 수 있으나, 이를 자체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의 대체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2023년에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회피배출 측정을 위한 국제표준 개발을 시작하여 방법론의 표준화가 진행 중이다.

 



회피배출의 특성과 측정 방법

회피배출은 '상대적' 개념으로 기존 대안 대비 감축 효과를 측정한다. '미래지향적' 성격을 가지며 제품 수명주기 동안의 누적 효과를 고려한다.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어 기준 시나리오 설정과 가정에 따라 산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회피배출 측정의 주요 방법론적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기준 시나리오 설정
대체되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의 배출량을 산정한다. 기준 시나리오는 현실적이고 보수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2. 기능적 단위 정의
비교 대상 간 공정한 비교를 위해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는 단위를 설정한다(예: 1km 운송, 1시간 조명, 1톤 냉각 등).

3. 시스템 경계 설정
제품 수명주기의 어느 단계까지 분석에 포함할지 정의한다. 이상적으로는 원재료 추출부터 사용, 폐기까지 전체 수명주기를 고려해야 한다.

4. 할당 및 이중 계산 방지
여러 기업이 동일한 회피배출을 주장할 수 있어, 가치사슬 내 기여도에 따른 할당 방법이 필요하다.

5. 시간적 고려
제품의 수명 기간과 미래 기술 발전, 전력망 탈탄소화 등 시간에 따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회피배출은 어떻게 활용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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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산업

ICT 부문은 회피배출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보다폰(Vodafone)은 2020년 '디지털 기술을 통한 탄소 배출 감축' 보고서를 발표하며, 자사의 IoT 솔루션이 고객들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효과를 정량화했다. 특히 스마트 미터, 물류 최적화, 스마트 농업 등의 솔루션을 통해 2019년 한 해 동안 약 650만 톤의 CO2e 회피 효과를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보다폰 자체 배출량의 약 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탄소 이점' 연구를 통해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 대비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 감축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로 워크로드를 이전할 경우 평균 93%의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98%의 탄소 효율성 향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직 규모가 작을수록 효율성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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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산업

화학 산업은 생산 과정에서 상당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제품의 사용 단계에서 다른 산업의 배출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 바스프(BASF)는 '회피배출 산정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 제품의 기후 기여도를 측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단열재용 폴리스티렌 폼은 생산 과정에서 CO2를 배출하지만, 건물 에너지 효율을 높여 제품 수명주기 동안 초기 배출량의 수십 배에 달하는 에너지와 배출량을 절감한다.

듀폰(DuPont)은 2020년 '회피배출 평가 프레임워크'를 도입하여 혁신 제품의 기후 영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경량화 소재인 자동차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금속 대비 무게를 60% 이상 줄여 자동차 연비를 개선하고 배출량을 감소시킨다. 듀폰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 판매된 자동차용 경량 소재를 통해 제품 수명주기 동안 약 4,700만 톤의 CO2e 회피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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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산업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가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원을 대체함으로써 발생하는 회피배출 효과를 중요한 가치 제안으로 활용한다. 베스타스(Vestas)는 '풍력 터빈 수명주기 평가'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 풍력 터빈의 기후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최신 V150-4.2 MW 터빈의 경우, 생산, 설치, 유지보수, 폐기를 포함한 전체 수명주기 동안 약 6,800톤의 CO2e를 배출하지만,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함으로써 20년의 수명 동안 약 35만 톤의 CO2e 회피 효과를 창출한다. 이는 약 50:1의 회피배출 비율을 의미한다.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는 회피배출 개념을 기반으로 '실질 제로(Real Zero)' 전략을 수립했다. 기존의 넷제로 접근법과 달리, 탄소 상쇄에 의존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공급을 통한 회피배출을 통해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넥스트에라는 2045년까지 자체 배출량을 완전히 제거하는 동시에, 고객들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도록 지원하여 미국 경제 전체의 탈탄소화에 기여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의사결정에서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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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투자 분야

회피배출은 기후 솔루션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평가 지표가 되고 있다. 푸트나무 인베스트먼트(Putnam Investments)의 지속가능 투자팀은 '탄소 핸드프린트(Carbon Handprint)' 분석 도구를 개발하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창출하는 온실가스 회피 효과를 평가한다. 이를 통해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기업의 긍정적 기후 영향을 투자 결정에 반영한다.

프랑스의 미리바 에셋 매니지먼트(Mirova Asset Management)는 '탄소 영향 방법론'을 개발하여 투자 포트폴리오의 온실가스 영향을 평가한다. 이 방법론은 기업의 직접 배출량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회피배출을 함께 고려하여 '순 탄소 영향'을 산출한다. 미리바의 분석에 따르면, 동사의 기후 솔루션 포트폴리오는 투자 백만 유로당 연간 약 500톤의 CO2e 회피 효과를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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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 평가 및 전환 리스크 분석

회피배출은 기업의 기후변화 적응 능력과 장기적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카본트랙커(Carbon Tracker)와 같은 연구 기관들은 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창출할 수 있는 회피배출을 분석하여 전환 위험과 기회를 평가한다. 특히 고탄소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저탄소 솔루션 개발 및 투자 현황은 미래 가치 창출 잠재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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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회피배출 동향

한국에서는 회피배출 개념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주요 기업과 정책 분야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는 '2050 탄소중립 산업 전환 비전과 전략'에서 저탄소 기술 개발과 보급을 통한 회피배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2022년 환경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계획'에서 기업의 회피배출 기여도를 인정하고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SK그룹이 '회피배출 측정 방법론'을 개발하여 그룹사의 환경성과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SK케미칼은 바이오플라스틱 등 저탄소 제품의 회피배출 효과를 정량화하여 '환경이익'으로 보고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를 통해 제품 수명주기 동안 약 560만 톤의 CO2e 회피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에코디자인 평가'를 통해 에너지 효율 향상 제품의 회피배출 효과를 측정하고 있다. 특히 고효율 반도체, 절전형 스마트폰 및 가전제품 등을 통해 2020년 한 해 동안 약 2,700만 톤의 CO2e 회피 효과를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모빌리티 탄소 감축 기여도' 평가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여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의 회피배출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회피배출 측정 및 보고는 아직 표준화된 방법론이 부재하고, 제3자 검증이 미흡하다는 한계가 있다.

학계와 연구기관에서는 회피배출 방법론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제품 기반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 평가 방법론' 연구를 통해 국내 상황에 맞는 회피배출 산정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회피배출 표준화 워킹그룹'을 운영하여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의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회피배출과 ESG의 연계

회피배출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프레임워크와 다음과 같이 연계된다.

1. 환경적 측면(E)
회피배출은 기업의 환경 영향을 더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저탄소 솔루션 제공 기업들의 긍정적 환경 기여도를 인정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더 균형 잡힌 관점을 제공한다.

2. 사회적 측면(S)
회피배출 솔루션은 종종 대기 오염 감소, 에너지 접근성 향상, 건강 개선 등 사회적 공동 편익을 창출한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연계된다.

3. 지배구조 측면(G)
회피배출 측정과 목표 설정은 기업이 장기적 기후 전략과 혁신 방향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사회의 기후 감독 책임과 경영진의 저탄소 혁신 추진 인센티브 설계에 활용될 수 있다.




회피배출의 쟁점과 미래 전망

회피배출 개념은 다음과 같은 쟁점과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

1. 방법론적 도전
기준 시나리오 설정, 반등 효과(Rebound Effect) 고려, 이중 계산 방지 등 측정의 일관성과 신뢰성 확보가 과제다.

2. 그린워싱 우려
회피배출이 자체 배출량 감축 노력을 대체하거나, 과장된 주장의 근거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3. 정책적 인정
회피배출이 탄소 가격제, 녹색 분류체계(Taxonomy), 정부 조달 등에서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향후 회피배출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1. 표준화 진전
ISO, GHG 프로토콜 등 국제 표준 기관을 중심으로 회피배출 측정 방법론의 표준화가 진행될 것이다.

2. 기후 솔루션 포트폴리오 관리
기업들은 자체 배출량 감축과 함께 회피배출 창출을 포괄하는 통합적 기후 전략을 발전시킬 것이다.

3. 투자 의사결정 통합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대상 기업의 회피배출 성과와 잠재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여 투자 결정에 반영할 것이다.

4. 정책적 인센티브 확대
정부와 규제 기관은 회피배출 솔루션 개발과 확산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인센티브를 강화할 것이다.

5. 넷제로 전환 기여도 평가
회피배출은 기업과 산업의 넷제로 전환 기여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자리잡을 것이다.


회피배출 개념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복합적 접근법의 일부로서, 자체 배출량 감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관점에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 특히 혁신적인 기후 솔루션 개발과 확산을 촉진하는 동시에, 과학적 엄격성과 투명성을 갖춘 측정 및 보고 체계가 구축됨으로써 회피배출의 신뢰성과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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