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lanetary Justice란
Planetary Justice(지구적 정의)는 지구 생태계의 한계 내에서 모든 생명체와 인간 사회가 공정하고 지속가능하게 번영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는 개념이다. 이는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를 지구 차원으로 확장한 것으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자원 고갈 등 지구적 위기에 대한 책임과 피해가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현실을 인식하고, 지구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존재가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공정한 전환을 추구한다. 이는 인간중심적 사고를 넘어 지구 전체 생태계의 권리와 미래 세대의 권익을 포함하는 포괄적 정의 개념이다.
발전과정
Planetary Justice의 개념적 뿌리는 1970년대 미국의 환경정의 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유색인종과 저소득층 지역에 환경 오염 시설이 집중되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환경과 사회정의의 연관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워런 카운티 사건(Warren County PCB Landfill protests)을 계기로 환경 인종주의(Environmental Racism) 개념이 등장했고, 1991년 제1차 전국 유색인종 환경리더십 정상회의에서 '환경정의 17원칙'이 채택되었다.
2000년대 들어 기후변화가 글로벌 이슈로 부상하면서 기후정의(Climate Justice) 개념이 발전했다. 2007년 발리 기후변화회의에서 '기후정의 지금'(Climate Justice Now!) 네트워크가 결성되었고, 기후변화의 원인과 피해의 불평등한 분배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9년 스톡홀름 복원력 센터가 제시한 '지구 한계(Planetary Boundaries)' 개념과 2015년 파리협정의 '정의로운 전환' 원칙이 결합되면서 Planetary Justice 개념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2019년 그레타 툰베리와 청년 기후 활동가들의 등장으로 세대 간 정의와 지구적 연대가 강조되면서 개념이 구체화되었다. 2021년 유엔환경계획(UNEP)이 '건강한 환경에 대한 권리'를 인권으로 인정하고, 2022년 UN 총회에서 이를 공식 채택하면서 Planetary Justice가 국제법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지구적 정의의 특성과 핵심 원칙
지구적 정의는 지구 생태계와 인간 사회를 통합적으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전체론적'이다.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와 비인간 생명체까지 고려하여 '포용적'이다. 지구 시스템의 복잡성과 상호연결성을 인정하여 '시스템적' 접근을 한다.
지구적 정의의 핵심 원칙은 1) 지구 한계 존중(지구 시스템의 안전 운영 공간 내에서 활동), 2) 세대 간 형평성(미래 세대의 권익 보장), 3) 지역 간 공정성(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공정한 책임 분담), 4) 절차적 정의(의사결정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 참여), 5) 분배적 정의(환경 편익과 부담의 공정한 배분), 6) 교정적 정의(환경 피해에 대한 복구와 배상), 7) 생태적 정의(자연과 비인간 생명체의 고유 권리 인정) 등으로 구성된다.

지구적 정의는 어떻게 활용되는가
지구적 정의는 전 세계가 지구 위기와 사회 불평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적 비전을 제공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고자 한다. 또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자원 고갈 등 지구적 위기에 대응하면서도 사회적 형평성을 보장하는 정책과 제도 설계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국가 및 국제기구 차원에서 지구적 정의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해외 국가의 사례

1) 코스타리카 사례
코스타리카는 세계 최초로 헌법에 '건강한 환경에 대한 권리'를 명시(1994)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적 정의 원칙을 국가 정책에 구현하고 있다. 2019년 '국가 탈탄소화 계획 2018-2050'을 발표하여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1.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PES): 1997년부터 산림 보전, 탄소 격리, 생물다양성 보호에 기여하는 토지 소유자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 단위 PE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 재생에너지 전환: 전력의 99%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면서도 에너지 접근성을 99%까지 끌어올려 에너지 정의를 실현했다.
3. 생물다양성 보전: 국토의 25% 이상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지역사회 기반 생태관광을 통해 보전과 지역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4. 녹색 조세: 화석연료에 탄소세를 부과하고, 그 수익을 PES 재원으로 활용하여 환경보전과 사회적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2) 에콰도르 사례
에콰도르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자연의 권리(Rights of Nature)를 헌법에 명시하여 지구적 정의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파차마마(Pachamama, 대지의 어머니) 개념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고 있다.
1. 야수니-ITT 이니셔티브: 아마존 야스니 국립공원 내 석유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혁신적 접근법을 시도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화석연료 매장량을 '스트랜디드 에셋'으로 보는 관점을 제시했다.
2. Buen Vivir(좋은 삶) 정책: 서구식 성장 모델을 거부하고 안데스 원주민의 전통적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대안적 발전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3. 자연의 권리 법정: 환경 파괴에 대해 자연 자체가 법적 주체가 되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기구 및 이니셔티브 사례

1) 유엔 글로벌 콤팩트: SDG Ambition
유엔 글로벌 콤팩트는 2020년 'SDG Ambition'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업들이 지구 한계를 존중하면서 사회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과학 기반 목표(Science-Based Targets)와 사회적 영향 측정을 결합한 접근법이다.

2) 지구위원회(Earth Commission): 지구시스템 정의
2019년 설립된 지구위원회는 지구 한계와 사회적 기초를 통합한 '지구시스템 정의(Earth System Justice)'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는 기후, 생물다양성, 질소·인 순환, 대기 오염 등 8개 지구 시스템에 대한 안전하고 공정한 경계를 제시한다.

3)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 공정한 도시 전환
전 세계 주요 도시들로 구성된 C40은 2019년부터 'Inclusive Climate Action' 프레임워크를 통해 도시 차원의 지구적 정의를 추진하고 있다. 기후 행동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형평성 중심의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해외 기업 사례

1) 파타고니아: 1% for the Planet과 재생농업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지구 보호에 기부하는 '1% for the Planet'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재생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 지원을 통해 탄소 격리, 생물다양성 보전, 농민 생계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특히 공급망 내 면화 농가와 협력하여 토양 건강 회복, 화학비료 사용 저감, 농민 교육 등을 지원하면서 환경 복원과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

2) 인터페이스: Mission Zero와 Climate Take Back
카펫 제조업체 인터페이스는 1994년부터 'Mission Zero'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 영향을 제로로 만드는 목표를 추진해왔다. 2016년부터는 'Climate Take Back'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Carbon Negative'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재활용 소재 100% 사용, 재생에너지 100% 전환, 공급망 내 사회적 형평성 강화 등을 통해 환경 복원과 사회적 정의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3) 유니레버: 지속가능한 생활 플랜 3.0
유니레버는 2010년부터 '지속가능한 생활 플랜'을 통해 환경 영향을 줄이면서 사회적 영향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2020년 발표한 3.0 버전에서는 지구적 정의 개념을 명시적으로 도입했다.
1억 명의 여성 경제적 역량 강화, 50억 명의 위생 상태 개선, 10억 명의 영양 상태 개선 등 사회적 목표와 함께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보전 등 환경 목표를 통합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국내 상황 및 지구적 정의 접근법
한국은 지구적 정의 개념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후정의와 환경정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특히 2021년 탄소중립 선언 이후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구적 정의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의 환경정의 운동은 1980년대 공해반대운동에서 시작되었다. 1990년대 온산병,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 등을 통해 환경 불평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2000년대 들어 부안 핵폐기장 반대운동, 새만금 간척사업 논란 등을 통해 환경정의 개념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2010년대 미세먼지 문제가 심화되면서 환경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다. 2019년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결성되고, 2021년 청소년기후행동이 정부를 상대로 기후소송을 제기하면서 기후정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2022년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권과 환경권의 연관성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 및 기관 사례

1) 서울시: 그린뉴딜과 포용도시
서울시는 2020년 '서울형 그린뉴딜' 정책을 통해 환경 개선과 사회적 포용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에너지복지 확대, 녹색 일자리 창출, 취약지역 도시재생 등을 통해 지구적 정의 원칙을 도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을 도입하여 인간-동물-환경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 LG전자: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사용 단계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50% 감축하는 동시에, 제품 접근성을 높여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지속가능한 혁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효율 가전제품을 보급하여 환경 보호와 사회적 포용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3) 포스코: 수소경제와 지역상생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소 기반 제철기술을 개발하면서, 기존 철강 도시인 포항과 광양의 정의로운 전환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특히 그린 수소 생산과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지역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지역사회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지구적 정의 원칙을 실현하고 있다.

국내 지구적 정의의 특징과 과제
K-지구적 정의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요 고려사항은 다음과 같다.
1. 급속한 산업화의 유산
한국의 압축적 경제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환경 부채와 지역 간 불균형을 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2. 동아시아 지정학적 위치
중국발 미세먼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국경을 초월한 환경 문제에 대한 지역적 협력과 갈등 해결이 필요하다.
3. 세대 간 인식 차이
기성세대의 성장 우선 사고와 MZ세대의 환경 우선 가치관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세대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4. 사회적 합의 기반 구축
환경정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낮은 상황에서 시민사회, 기업, 정부 간 협력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지구적 정의의 과제와 전망
지구적 정의는 이론과 실천 간의 간극, 국가 간 이해관계 충돌, 측정과 평가의 어려움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주요 과제로는 1) 글로벌 거버넌스의 한계, 2) 개발과 보전의 딜레마, 3) 단기 경제 이익과 장기 지속가능성의 충돌, 4) 과학적 불확실성과 정책 결정, 5)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 등이 있다.
향후 전망으로는 기후변화의 가속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심화로 지구적 정의에 대한 요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후 운동의 확산과 ESG 투자 확대로 기업과 정부의 책임도 커질 것이다. 지구적 정의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며, 과학-정책-시민사회의 협력과 전 지구적 연대가 실현의 관건이 될 것이다.

Planetary Justice란
Planetary Justice(지구적 정의)는 지구 생태계의 한계 내에서 모든 생명체와 인간 사회가 공정하고 지속가능하게 번영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는 개념이다. 이는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를 지구 차원으로 확장한 것으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자원 고갈 등 지구적 위기에 대한 책임과 피해가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현실을 인식하고, 지구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존재가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공정한 전환을 추구한다. 이는 인간중심적 사고를 넘어 지구 전체 생태계의 권리와 미래 세대의 권익을 포함하는 포괄적 정의 개념이다.
발전과정
Planetary Justice의 개념적 뿌리는 1970년대 미국의 환경정의 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유색인종과 저소득층 지역에 환경 오염 시설이 집중되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환경과 사회정의의 연관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워런 카운티 사건(Warren County PCB Landfill protests)을 계기로 환경 인종주의(Environmental Racism) 개념이 등장했고, 1991년 제1차 전국 유색인종 환경리더십 정상회의에서 '환경정의 17원칙'이 채택되었다.
2000년대 들어 기후변화가 글로벌 이슈로 부상하면서 기후정의(Climate Justice) 개념이 발전했다. 2007년 발리 기후변화회의에서 '기후정의 지금'(Climate Justice Now!) 네트워크가 결성되었고, 기후변화의 원인과 피해의 불평등한 분배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9년 스톡홀름 복원력 센터가 제시한 '지구 한계(Planetary Boundaries)' 개념과 2015년 파리협정의 '정의로운 전환' 원칙이 결합되면서 Planetary Justice 개념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2019년 그레타 툰베리와 청년 기후 활동가들의 등장으로 세대 간 정의와 지구적 연대가 강조되면서 개념이 구체화되었다. 2021년 유엔환경계획(UNEP)이 '건강한 환경에 대한 권리'를 인권으로 인정하고, 2022년 UN 총회에서 이를 공식 채택하면서 Planetary Justice가 국제법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지구적 정의의 특성과 핵심 원칙
지구적 정의는 지구 생태계와 인간 사회를 통합적으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전체론적'이다.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와 비인간 생명체까지 고려하여 '포용적'이다. 지구 시스템의 복잡성과 상호연결성을 인정하여 '시스템적' 접근을 한다.
지구적 정의의 핵심 원칙은 1) 지구 한계 존중(지구 시스템의 안전 운영 공간 내에서 활동), 2) 세대 간 형평성(미래 세대의 권익 보장), 3) 지역 간 공정성(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공정한 책임 분담), 4) 절차적 정의(의사결정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 참여), 5) 분배적 정의(환경 편익과 부담의 공정한 배분), 6) 교정적 정의(환경 피해에 대한 복구와 배상), 7) 생태적 정의(자연과 비인간 생명체의 고유 권리 인정) 등으로 구성된다.
지구적 정의는 어떻게 활용되는가
지구적 정의는 전 세계가 지구 위기와 사회 불평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적 비전을 제공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고자 한다. 또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자원 고갈 등 지구적 위기에 대응하면서도 사회적 형평성을 보장하는 정책과 제도 설계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국가 및 국제기구 차원에서 지구적 정의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해외 국가의 사례
1) 코스타리카 사례
코스타리카는 세계 최초로 헌법에 '건강한 환경에 대한 권리'를 명시(1994)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적 정의 원칙을 국가 정책에 구현하고 있다. 2019년 '국가 탈탄소화 계획 2018-2050'을 발표하여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1.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PES): 1997년부터 산림 보전, 탄소 격리, 생물다양성 보호에 기여하는 토지 소유자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 단위 PE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 재생에너지 전환: 전력의 99%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면서도 에너지 접근성을 99%까지 끌어올려 에너지 정의를 실현했다.
3. 생물다양성 보전: 국토의 25% 이상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지역사회 기반 생태관광을 통해 보전과 지역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4. 녹색 조세: 화석연료에 탄소세를 부과하고, 그 수익을 PES 재원으로 활용하여 환경보전과 사회적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2) 에콰도르 사례
에콰도르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자연의 권리(Rights of Nature)를 헌법에 명시하여 지구적 정의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파차마마(Pachamama, 대지의 어머니) 개념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고 있다.
1. 야수니-ITT 이니셔티브: 아마존 야스니 국립공원 내 석유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혁신적 접근법을 시도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화석연료 매장량을 '스트랜디드 에셋'으로 보는 관점을 제시했다.
2. Buen Vivir(좋은 삶) 정책: 서구식 성장 모델을 거부하고 안데스 원주민의 전통적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대안적 발전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3. 자연의 권리 법정: 환경 파괴에 대해 자연 자체가 법적 주체가 되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기구 및 이니셔티브 사례
1) 유엔 글로벌 콤팩트: SDG Ambition
유엔 글로벌 콤팩트는 2020년 'SDG Ambition'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업들이 지구 한계를 존중하면서 사회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과학 기반 목표(Science-Based Targets)와 사회적 영향 측정을 결합한 접근법이다.
2) 지구위원회(Earth Commission): 지구시스템 정의
2019년 설립된 지구위원회는 지구 한계와 사회적 기초를 통합한 '지구시스템 정의(Earth System Justice)'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는 기후, 생물다양성, 질소·인 순환, 대기 오염 등 8개 지구 시스템에 대한 안전하고 공정한 경계를 제시한다.
3)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 공정한 도시 전환
전 세계 주요 도시들로 구성된 C40은 2019년부터 'Inclusive Climate Action' 프레임워크를 통해 도시 차원의 지구적 정의를 추진하고 있다. 기후 행동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형평성 중심의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해외 기업 사례
1) 파타고니아: 1% for the Planet과 재생농업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지구 보호에 기부하는 '1% for the Planet'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재생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 지원을 통해 탄소 격리, 생물다양성 보전, 농민 생계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특히 공급망 내 면화 농가와 협력하여 토양 건강 회복, 화학비료 사용 저감, 농민 교육 등을 지원하면서 환경 복원과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
2) 인터페이스: Mission Zero와 Climate Take Back
카펫 제조업체 인터페이스는 1994년부터 'Mission Zero'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 영향을 제로로 만드는 목표를 추진해왔다. 2016년부터는 'Climate Take Back'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Carbon Negative'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재활용 소재 100% 사용, 재생에너지 100% 전환, 공급망 내 사회적 형평성 강화 등을 통해 환경 복원과 사회적 정의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3) 유니레버: 지속가능한 생활 플랜 3.0
유니레버는 2010년부터 '지속가능한 생활 플랜'을 통해 환경 영향을 줄이면서 사회적 영향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2020년 발표한 3.0 버전에서는 지구적 정의 개념을 명시적으로 도입했다.
1억 명의 여성 경제적 역량 강화, 50억 명의 위생 상태 개선, 10억 명의 영양 상태 개선 등 사회적 목표와 함께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보전 등 환경 목표를 통합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국내 상황 및 지구적 정의 접근법
한국은 지구적 정의 개념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후정의와 환경정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특히 2021년 탄소중립 선언 이후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구적 정의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의 환경정의 운동은 1980년대 공해반대운동에서 시작되었다. 1990년대 온산병,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 등을 통해 환경 불평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2000년대 들어 부안 핵폐기장 반대운동, 새만금 간척사업 논란 등을 통해 환경정의 개념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2010년대 미세먼지 문제가 심화되면서 환경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다. 2019년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결성되고, 2021년 청소년기후행동이 정부를 상대로 기후소송을 제기하면서 기후정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2022년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권과 환경권의 연관성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 및 기관 사례
1) 서울시: 그린뉴딜과 포용도시
서울시는 2020년 '서울형 그린뉴딜' 정책을 통해 환경 개선과 사회적 포용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에너지복지 확대, 녹색 일자리 창출, 취약지역 도시재생 등을 통해 지구적 정의 원칙을 도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을 도입하여 인간-동물-환경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 LG전자: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사용 단계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50% 감축하는 동시에, 제품 접근성을 높여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지속가능한 혁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효율 가전제품을 보급하여 환경 보호와 사회적 포용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3) 포스코: 수소경제와 지역상생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소 기반 제철기술을 개발하면서, 기존 철강 도시인 포항과 광양의 정의로운 전환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특히 그린 수소 생산과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지역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지역사회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지구적 정의 원칙을 실현하고 있다.
국내 지구적 정의의 특징과 과제
K-지구적 정의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요 고려사항은 다음과 같다.
1. 급속한 산업화의 유산
한국의 압축적 경제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환경 부채와 지역 간 불균형을 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2. 동아시아 지정학적 위치
중국발 미세먼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국경을 초월한 환경 문제에 대한 지역적 협력과 갈등 해결이 필요하다.
3. 세대 간 인식 차이
기성세대의 성장 우선 사고와 MZ세대의 환경 우선 가치관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세대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4. 사회적 합의 기반 구축
환경정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낮은 상황에서 시민사회, 기업, 정부 간 협력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지구적 정의의 과제와 전망
지구적 정의는 이론과 실천 간의 간극, 국가 간 이해관계 충돌, 측정과 평가의 어려움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주요 과제로는 1) 글로벌 거버넌스의 한계, 2) 개발과 보전의 딜레마, 3) 단기 경제 이익과 장기 지속가능성의 충돌, 4) 과학적 불확실성과 정책 결정, 5)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 등이 있다.
향후 전망으로는 기후변화의 가속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심화로 지구적 정의에 대한 요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후 운동의 확산과 ESG 투자 확대로 기업과 정부의 책임도 커질 것이다. 지구적 정의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며, 과학-정책-시민사회의 협력과 전 지구적 연대가 실현의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