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트렌드]항공산업의 ESG: EU ETS, SAF 의무혼합, CORSIA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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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는 항공 ESG를 자율적 이미지 관리에서 연료비, 탄소비용, 투자비가 움직이는 경영 의제로 바꾸고 있다
2026년의 핵심 변수는 EU ETS 무상할당 종료, SAF 의무혼합 확대, CORSIA 강화, 한국의 2027년 SAF 의무화 준비다
항공사 경쟁력은 신형기, SAF 조달, 운항 최적화, 탄소 데이터, 금융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는 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들어가면서

항공산업의 ESG 경영은 이제 "탄소중립을 선언했는가"보다 어느 노선에서 얼마의 SAF(Sustainable Aviation Fuel : 지속가능항공유, 기존 항공유와 화학 구조가 같아 항공기 개조 없이 기존 급유 및 엔진을 그대로 사용해 혼합 급유가 가능한 저탄소 연료)를 확보했고, 몇 톤의 연료를 줄였으며, 어떤 탄소가격에 노출되고 있는가를 묻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는 2022년 국제항공의 2050년 넷제로 장기목표를 채택했고, CORSIA는 2024년부터 1단계에 진입했다. EU에서는 2025년 ReFuelEU Aviation의 SAF 2% 의무가 시작됐고, 2026년부터 항공 부문의 EU ETS 무상할당이 사실상 종료됐다. 한국도 2025년 9월 로드맵에서 2027년 SAF 1% 의무를 확정하고 2030년 3에서 5%, 2035년 7에서 10% 범위를 제시했다.

규제의 방향에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 배출권과 상쇄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연료를 바꾸도록 유도한다. 둘째, SAF 가운데서도 폐식용유 기반 HEFA에만 의존하지 않고 합성항공유인 eSAF와 PtL까지 시장을 넓힌다. 셋째, 배출량 자체뿐 아니라 연료의 생애주기 탄소집약도, 인증, 원료 추적, SAF의 환경가치 귀속까지 관리한다. 넷째, EU는 2025년부터 비CO2 효과의 MRV를 시작해 향후 응결운과 질소산화물 등까지 규제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을 열었다.

기업 대응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대한항공은 2030년 Scope 1과 2 배출집약도를 2019년 대비 20% 줄이는 목표를 두고 있으며, 2025년 항공기 운항 탄소배출량은 1,218만4,169톤으로 전년보다 3.3% 감소한 반면 운항 횟수는 2.6% 늘었다. 같은 해 운항, 항로, 정비, 중량관리 등 연료절감 과제로 15만4,185톤의 연료를 절감했다고 보고했다. Lufthansa Group은 2030년 RTK당 탄소집약도를 2019년 대비 30.6% 줄이는 SBTi 목표를 두고 있지만 2025년 실적은 7.1% 감소에 그쳐 스스로 기존 계획보다 뒤처졌다고 평가했다. Singapore Airlines Group은 2030년 SAF 5%,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하며 2025년 물리적 SAF 1,000톤과 Book and Claim 방식 약 2,000톤을 조달해 9,500톤 이상의 CO2 감축 효과를 예상했다.

가장 큰 병목은 비용이다. IATA는 2026년 세계 SAF 생산량을 약 240만톤, 전체 항공유의 0.8% 수준으로 추정했고 항공사가 부담하는 비용은 4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IATA의 장기 재무 로드맵에서는 2024년부터 2050년까지 항공 탈탄소 전환의 추가비용을 약 4.7조달러로 추정한다. 영국 정부 분석에서 2030년 HEFA SAF 생산비 중앙값은 톤당 1,177파운드인 반면 PtL은 4,425파운드로 추정된다. 기술 전환이 진행되더라도 eSAF의 가격격차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따라서 항공 ESG의 핵심 경영과제는 "가장 친환경적인 기술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저비용 운항효율 개선을 먼저 극대화하고, 신형기 교체로 구조적 효율을 확보하고, SAF 장기계약으로 규제와 가격위험을 헤지하면서, CORSIA(국제민간항공기구 ICAO가 운영하는 국제선 항공의 CO2 배출 증가분을 상쇄·감축하도록 유도하는 글로벌 제도)와 ETS를 잔여배출 관리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한국 정책 역시 의무비율만 설정하기보다 SAF 생산 세액공제, 가격차 지원, 공항 인프라, 인증과 Book and Claim 레지스트리, 비CO2 MRV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는 아래에서 살펴볼 EU와 영국의 정책 조합, Heathrow의 가격차 지원, 기업의 장기 오프테이크 사례가 뒷받침한다.





항공 ESG의 판이 바뀌는 이유

항공업은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육상교통과 구조가 다르다. 장거리 운항에는 매우 높은 에너지 밀도가 필요하고, 상용 항공기는 수십 년 동안 운항하기 때문에 기존 기체를 한 번에 새로운 동력원으로 바꾸기 어렵다. Boeing의 공개 탈탄소 모델도 2050년까지는 SAF가 가장 큰 감축수단이 되고 전기와 수소 항공기의 기여는 개발시간과 공항 인프라 전환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항공 ESG에서는 제조업의 재생전력 전환보다 연료가 핵심이다. 대한항공의 2026 ESG Report 기준으로 Scope 1과 2 배출의 약 99%는 Jet-A1 항공유 사용에서 발생한다. 2025년 Scope 1은 약 1,254만톤 CO2e, Scope 2는 약 5만1,000톤이었다. 항공사의 기후전략에서 전력구매계약이나 사옥 태양광보다 항공유 사용량과 항공유의 탄소집약도가 훨씬 큰 재무적 의미를 갖는 이유다.

반대로 공항에서는 전력과 지상장비의 중요성이 더 크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45년 공항 운영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낮추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2030년까지 디젤 지상장비의 친환경 전환율을 100%로 높이는 목표를 두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업무용 차량과 셔틀버스는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됐고 전기차 충전기는 550기가 설치됐다.

항공물류는 또 다른 구조다. 자체 항공기를 운영하는 특송사는 Scope 1 감축이 중요하지만, 포워더와 화주는 운송사로부터 배출저감 환경가치를 구매해 Scope 3를 줄이는 방식이 커지고 있다. DHL의 GoGreen Plus와 대한항공의 화물 SAF Cooperation Program이 대표적이다. 물리적으로 특정 화물이 SAF를 사용한 항공기에 실리지 않더라도, 검증된 SAF 환경가치를 해당 화물에 귀속하는 Book and Claim이 새로운 상품이 되고 있다.

여기에 ESG 공시규제가 결합한다. EU의 CSRD와 ESRS는 기업이 기후변화뿐 아니라 인력, 공급망, 거버넌스 등 지속가능성 이슈를 재무보고에 가까운 체계로 관리하도록 요구한다. 다만 EU는 2025년 이른바 Stop-the-clock 조치를 통해 후속 적용 대상의 일정 일부를 2년 미루는 등 단순화를 진행했다. 따라서 EU에 사업기반이나 자본시장 노출이 있는 항공, 제조, 물류기업에는 단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보다 규제 범위와 연결된 데이터 통제가 중요해졌다.

한국의 지속가능성 공시제도는 2026년 현재 KSSB 기준과 제도화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이다. 본 조사에서 확인한 공식 자료만으로 모든 국내 항공기업에 적용되는 하나의 확정 의무개시 연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국내 기업은 제도 시행시기를 추정해 공시를 미루기보다 이미 운영 중인 GRI, SASB, TCFD, 온실가스 검증 데이터를 ISSB 계열 구조와 연결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대한항공의 2026 ESG Report도 GRI, SASB, TCFD 체계와 제3자 검증을 활용한다.




규제가 시장을 만든다

항공 탈탄소 정책은 크게 네 층으로 나뉜다. ICAO의 국제항공 규칙, EU ETS와 같은 탄소가격제, ReFuelEU 및 각국 SAF 의무제, 세액공제와 보조금 같은 공급지원정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하나만 보면 안 된다. 같은 항공편이 SAF 구매비용, 배출권 비용, CORSIA 상쇄비용, 공항 인센티브에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CORSIA의 경우 Pilot 2021에서 2023년, 1단계 2024에서 2026년, 2단계 2027에서 2035년의 일정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2024년 이후 기준선은 2019년 대상 배출량의 85%이며 기준선을 초과하는 국제항공 배출에 적격 크레딧을 제출해야 하고 CORSIA Eligible Fuel 사용 시 의무량 절감이 가능하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EU의 의무제와 보조금 결합이다. EU는 항공 ETS 무상할당을 없애면서 동시에 2,000만개의 배출권을 SAF 가격차 지원에 배정했다. 2024년 사용분에 대해 2025년 약 1억유로 상당의 배출권이 53개 EU 항공사와 노르웨이 항공사 2곳에 배분됐다. 규제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 연료로 전환할 경우 일부를 되돌려주는 구조다.

한국도 2025년 로드맵에서 비슷한 방향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2027년 1% 의무와 함께 바이오 SAF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최대 25%, 연구개발비를 최대 40% 지원하는 구조를 제시했고, SAF 의무비율을 초과해 사용하는 국적사에는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가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총 5억원과 1억원 규모의 공항시설 사용료 지원을 운영하고, 2027년 이후 항공사 직접보조 방식 전환을 검토하도록 했다.

다만 비용규모를 보면 아직 간극이 크다. Heathrow 한 곳이 2026년 SAF 추가사용에 투입하는 인센티브만 8,000만파운드를 넘는다. 한국 공항의 초기 지원은 시장 형성을 위한 시범 성격에 가깝다. 한국의 SAF 의무비율이 3%, 5% 이상으로 올라갈수록 지원정책도 "상징적 보조"에서 장기 가격차 계약, 생산세액공제, 정책금융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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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어디까지 왔나

항공기업의 ESG 성과를 볼 때 넷제로 선언만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없다. 많은 글로벌 항공사가 2050년을 이야기한다. 실질적인 차이는 중간목표가 있는가, 감축강도가 매년 측정되는가, SAF를 실제 구매했는가, 연료효율 개선량을 계량화하는가, 공급망 고객에게 그 환경가치를 판매할 수 있는가에서 나타난다.

대한항공의 사례는 운영 개선이 당장 어느 정도의 감축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2025년 회사가 집계한 연료절감 15만4,185톤 가운데 최적 항로, 대체공항 등 운항계획 개선이 7만3,177톤으로 가장 컸고, 비행운영 개선 3만2,310톤, 수송과 기내식 등 중량관리 3만1,946톤, 정비 개선 1만6,752톤이었다. 이는 SAF가 충분히 공급되기 전에도 데이터와 운영절차만으로 상당한 연료를 줄일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신형기 효과도 이미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5년 운항편의 41.6%가 2017년 이후 도입한 Boeing 787-9와 787-10, Airbus A350, A321neo 등 신형기로 운항됐다고 밝혔다. 2025년 여객기 CO2 집약도는 100 RTK당 133.71kg으로 2024년 139.1kg, 2023년 143.58kg에서 개선됐다. 다만 화물기 지표는 2025년 36.47kg으로 2024년 35.51kg보다 높아져 사업부별 감축성과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SAF에서는 아직 "사용률"보다 구매경험과 계약권 확보가 중요하다. 대한항공은 2024년 8월부터 인천에서 도쿄 하네다 노선에 국산 SAF 1%를 사용했고, 2025년에는 인천에서 고베, 김포에서 오사카 노선 등에 1% SAF 사용을 확대했다. 2022년에는 Shell과 2026년부터 5년간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공항에서 SAF를 우선 공급받는 MOU를 체결했고, 2025년에는 Samsung E&A와 미국 SAF 프로젝트의 오프테이크와 투자 가능성을 협의했다.

Lufthansa 사례는 반대로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공급망이 따라오는지가 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2030년 감축목표 달성에 대한 회사의 예상 기여도는 신형기 15.3%포인트, 운항효율 3.9%포인트, SAF 3.4%포인트다. 그런데 2025년 실제 집약도 개선은 7.1%에 그쳤다. 회사는 항공기 인도 지연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중동 지역 영공제약에 따른 우회운항을 주요 원인으로 들었다. 항공 ESG가 항공사 자체 노력만으로 달성되지 않는 공급망과 지정학의 문제라는 뜻이다.

제조사에서는 Airbus의 방향 전환이 눈에 띈다. 기존 Airbus 항공기는 최대 50% SAF 혼합연료를 사용할 수 있고 회사는 2030년 100% SAF 운항능력을 목표로 한다. 차세대 단일통로기는 현 세대 대비 20에서 30%의 연료효율 개선을 목표로 2030년대 후반 취항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동시에 Airbus는 수소 항공기 로드맵을 재조정하고 연료전지 기반 기술 실증에 집중하고 있다. 즉 2030년대 초중반의 주력은 "수소 대체"보다 신형기와 SAF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재 기술개발 일정에서 읽히는 신호다.




리스크와 기회, 기업별 시사점

항공 ESG의 첫 번째 리스크는 SAF 가격 자체보다 공급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위험이다. 2026년 예상 SAF 생산은 세계 항공유의 0.8% 수준인데 EU, 영국, 한국, 싱가포르, 일본의 정책수요는 계속 증가한다. 현물시장에 의존하는 항공사는 의무비율이 오를수록 공급자의 협상력이 커지는 구조에 노출된다. IATA가 유럽의 SAF 의무 이행 과정에서 규제준수 비용이 가격을 추가로 높이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문제다.

두 번째는 HEFA 원료 리스크다. 현재 대규모 상업생산은 폐식용유와 유지류를 이용하는 HEFA에 집중돼 있지만 공급량은 제한돼 있다. 영국도 HEFA의 비중에 상한을 두고 PtL 의무를 별도로 설정했다. IATA의 2025년 연구 역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 원료 자체가 절대 부족하다기보다 이를 다양한 SAF로 전환할 기술의 상업화가 병목이라고 평가한다. 따라서 항공사와 정유사의 조달전략은 폐식용유 한 종류에 집중하기보다 HEFA, AtJ, BtL, PtL을 분산하는 방향이 적절하다.

세 번째는 탄소회계와 이중계산 위험이다. SAF가 한 장소에서 물리적으로 사용되고 다른 지역의 기업이 Book and Claim으로 환경가치를 구매하면, 항공사, 화주, 연료공급자 중 누가 감축을 주장할 수 있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IATA는 2025년 SAF Registry를 출범시켜 구매와 환경가치 귀속을 추적하는 기반을 마련했고, Airbus와 DHL 역시 별도 Book and Claim 체계를 실험하거나 사용하고 있다. 레지스트리와 제3자 검증이 없는 SAF 인증서는 앞으로 그린워싱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본고의 판단이다.

네 번째는 비CO2 리스크다. 항공기의 기후영향은 CO2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EU는 2025년부터 비CO2 효과에 대한 MRV를 시작했고, Airbus와 DLR의 100% SAF 비행시험에서는 응결운 얼음결정 수가 56% 줄고 모델상 응결운 기후영향이 최소 26%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 아직 과학적 불확실성과 측정방식 문제가 남아 있지만 향후 항공 ESG KPI가 단순 tCO2에서 연료조성, 고도, 시간대, 응결운 회피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섯 번째는 기단투자의 좌초와 공급지연 위험이다. 연료효율이 높은 항공기는 확실한 감축수단이지만 제조사 인도능력이 따라오지 않으면 항공사는 구형기를 더 오래 운항해야 한다. Lufthansa가 2025년 목표달성 지연의 원인으로 신형기 인도지연을 직접 언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반대로 신형기 주문을 너무 공격적으로 늘리면 금리와 수요하락기에 금융비용이 커진다. 기단 ESG 전략은 기후목표와 재무레버리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여섯 번째는 규제 파편화다. EU는 연료공급 의무와 ETS를 결합하고, 영국은 자체 SAF 인증서와 buy-out 제도를 운용하며, 미국은 생산세액공제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ICAO는 CORSIA 적격 연료와 적격 크레딧 기준을 별도로 운영한다. 같은 SAF라도 어느 제도의 탄소감축으로 인정받는지에 따라 경제적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정부가 2025년 로드맵에서 EU와 CORSIA 등 지속가능성 인증체계의 상호호환 문제를 ICAO에 제기하겠다고 밝힌 배경도 여기에 있다.

반대로 가장 큰 기회 역시 여기서 나온다. SAF 환경가치 자체가 새로운 항공상품이 되고 있다. DHL은 고객이 GoGreen Plus를 구매하면 네트워크 안에서 SAF를 투입하고 검증된 감축가치를 고객의 Scope 3에 귀속한다. 대한항공도 2023년부터 화물 고객의 기여금을 SAF 구매에 활용하고 감축성과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항공화물에서 운임 이외의 "저탄소 프리미엄 서비스"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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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항공산업 ESG의 흐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탄소배출을 측정해 보고하던 단계에서 저탄소 연료와 탄소속성을 실제로 사고파는 단계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 CORSIA가 국제항공의 잔여배출에 가격을 붙이고, EU ETS가 항공사의 탄소비용을 높이며, ReFuelEU와 영국 SAF Mandate가 실제 연료전환을 강제하고, 미국과 한국이 생산투자 지원을 결합하면서 항공 ESG는 환경부서가 아니라 재무, 구매, 운항, 기단, 영업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한국의 첫 번째 과제는 SAF 의무비율과 가격안정정책을 동시에 확정하는 것이다. 2027년 1%는 시장규모가 작아 현 체계로도 대응이 가능할 수 있지만 2030년 3에서 5%, 2035년 7에서 10%로 올라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영국 정부 분석에서조차 2030년 PtL 중앙 생산비가 HEFA의 약 3.8배다. 의무만 높이면 항공사와 승객이 비용을 부담하고, 보조만 하면 생산자가 장기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일정한 의무수요와 생산세액공제, 장기 차액계약 성격의 지원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공항을 SAF 시장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라는 규모, 대규모 저장과 급유시설, 한국 정유업의 수출기반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Heathrow처럼 공항이 일정한 SAF 가격차를 보전하고, 초과 사용 항공사에 요금 또는 슬롯, 운수권 관련 인센티브를 결합하면 SAF 조달량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이미 운수권 가점과 공항시설 사용료 지원방향을 제시한 만큼 이를 다년제도로 확장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세 번째는 Book and Claim을 정식 탄소인프라로 취급해야 한다. SAF 생산시설은 특정 공항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모든 공항에 물리적으로 SAF를 운송하면 물류비와 추가배출이 생긴다. IATA Registry, Airbus, DHL 사례처럼 연료 자체와 환경가치를 분리해 거래하되 한 번의 감축을 한 주체만 주장하도록 레지스트리를 설계하면 국내 항공사뿐 아니라 삼성, SK, 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화주 및 출장수요 기업도 SAF 시장의 구매자가 될 수 있다. 핵심은 인증서 발급, 취소, Scope 1과 Scope 3 귀속 규칙, CORSIA 및 해외 규제와의 상호운용성이다.

네 번째는 비CO2를 미리 관리해야 한다. EU는 이미 2025년부터 항공 비CO2 효과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한국 항공사가 EU 노선을 대규모로 운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응결운 예측, 연료방향족 성분, 운항고도와 시간대 데이터를 지금부터 축적하는 편이 유리하다. 이는 향후 규제준수뿐 아니라 SAF가 CO2 외 기후영향까지 줄일 경우 더 높은 환경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투자다.

다섯 번째는 기업 내부탄소가격을 SAF 투자 판단에 연결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제공한 뉴스레터가 설명하듯 내부탄소가격은 미래 규제비용을 투자안에 미리 반영하는 방법이다. 항공사의 경우 노선별로 EU ETS, CORSIA, 한국 SAF 의무, 공항 인센티브를 반영한 "노선별 탄소원가"를 계산하고, SAF 장기계약과 신형기 투자안의 현재가치를 비교해야 한다. 시장 탄소가격이 낮다고 해서 고비용 SAF 투자를 포기하면 2030년 의무비율 확대 시 공급부족과 현물가격 급등에 노출될 수 있다. EU가 ETS 가격신호에 SAF 가격차 지원을 결합한 이유도 시장탄소가격만으로는 차세대 연료 전환이 충분히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는 ESG KPI를 절대배출량 하나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항공사는 여객과 화물 수요가 변동하기 때문에 절대배출, RTK당 집약도, 연료효율, SAF 사용률, 신형기 비중, CORSIA 크레딧, 비CO2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대한항공이 2025년 운항 횟수를 2.6% 늘리면서 운항 탄소배출을 3.3% 줄인 사례, Lufthansa가 2019년 대비 집약도는 7.1% 개선했지만 2030년 계획에는 미달한다고 평가한 사례가 그 필요성을 보여준다.

결국 2026년 이후 항공 ESG의 승부처는 넷제로 선언이 아니다. 항공사는 연료 1톤을 줄이는 운영능력, SAF 1톤을 경쟁사보다 먼저 확보하는 구매능력, 그 SAF의 환경가치를 정확히 증명하는 데이터능력, 높은 초기비용을 견디는 금융능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제조사는 그 연료를 100% 사용할 수 있는 항공기를 만들어야 하고, 공항은 연료와 전력 인프라를 제공해야 하며, 물류기업은 감축가치를 고객의 Scope 3 상품으로 바꿔야 한다. 이 네 기능이 연결되는 곳에서 항공 ESG는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경쟁우위가 된다. 대한항공, Airbus, Heathrow, DHL의 최근 사례는 이미 그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연결이 끊기면 ESG 비용은 크게 늘어난다. 항공사가 SAF를 뒤늦게 현물 구매하고, 정유사는 확정수요 없이 고비용 PtL 투자를 미루고, 공항은 저장과 인증 인프라를 늦추고, 정부가 의무비율만 높이는 시나리오가 가장 비싸다. IATA가 추정한 4.7조달러의 전환비용은 항공산업이 탈탄소를 포기해야 한다는 숫자가 아니라, 정책 순서와 투자 타이밍이 잘못될 때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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