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VA 뉴스]언론보도에서 나타난 ESG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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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 보도의 중심어는 ‘가치’에서 ‘공시, 규제, 공급망, 데이터’로 이동
· 공급망은 비용과 규제의 위협이면서 수출경쟁력과 상생의 기회로 동시에 보도
· 스코프3와 면책은 위협 프레임, ESG 평가와 재생에너지는 기회 프레임이 뚜렷
· AI 안전, 정보보안, 주주환원까지 ESG의 보도 영역이 확장




한눈에 보는 결론

최근 1년 국내 ESG 언론보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ESG’라는 추상적 표현보다 기업이 실제로 무엇을 측정하고 공개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실행형 용어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2025년 8월 12일부터 2026년 8월 11일까지 국내 언론에서 원문 또는 검색 요약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ESG 관련 기사 가운데 동일 사건의 반복 보도를 제거한 34건을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포착된 핵심 개념은 공시 16건, 규제 14건, 공급망 10건, ESG 평가 7건, 지배구조 6건, 데이터 5건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빈도는 단어가 본문에 몇 번 쓰였는지가 아니라 해당 개념이 한 기사에서 핵심 이슈로 등장한 문서빈도다.

가장 중요한 결과는 보도 주제에 따라 ESG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전체 34건 가운데 기회 프레임은 16건으로 47.1%, 기회와 위협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 프레임은 13건으로 38.2%, 위협 프레임은 5건으로 14.7%였다. 표면적으로 보면 ESG 보도가 긍정적이다. 그러나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ESG 평가등급 상승, 수상 및 신규 전략 발표와 같은 기업발 기사 비중이 높다는 점을 통제해 보면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정책 및 규제를 중심으로 한 11건만 따로 보면 순수한 기회 프레임은 한 건도 없었고, 6건이 혼합, 5건이 위협으로 분류됐다.

이는 2026년 들어 ESG 공시 제도화가 구체화되고 공급망 배출량인 스코프3, 법정공시 책임, 그린워싱 등이 기업의 실제 의무와 비용 문제로 연결된 영향이 크다. 2026년 7월 발표된 국내 ESG 공시 최종안은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시작으로 의무공시를 도입하고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언론도 이에 따라 ‘ESG 경영’ 자체보다 공시, 의무화, 법적 책임, 면책, 스코프3를 더 구체적인 쟁점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동시에 공급망은 가장 흥미로운 양면 키워드로 나타났다. 공급망은 규제, 실사, 탄소배출량 산정 부담과 결합할 때 위협이지만, 탄소감축, 협력사 지원, 수출경쟁력과 결합하면 기회로 바뀐다. 실제로 2025년 12월 보도된 중소기업중앙회 분석에서는 ESG 정보를 자율공시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공급망 ESG 관리 활동 충족비율이 2023년 39.1%에서 2024년 42.7%, 2025년 50.4%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방법과 표본

이번 분석의 기간은 2025년 8월 12일부터 2026년 8월 11일까지로 설정했다. 국내 언론 웹 검색에서 ESG와 지속가능경영을 1차 검색어로 사용하고, 공시, 공급망, 탄소, 기후, 지배구조, 녹색금융, AI, 정보보안 등 연관 이슈를 보완 검색했다. 동일 보도자료나 동일 정책 발표가 여러 매체에 반복 전재된 경우 대표 기사 한 건을 남기는 방식으로 사건 중복을 줄였다.

최종 표본은 연합뉴스 11건, 아시아경제 5건, 매일경제 3건, 뉴스핌 3건, 전자신문 2건, 뉴스투데이 2건, 이투데이 2건, 동아일보 2건, 한국경제, 더팩트, 이코노미스트, 머니투데이 각 1건 등 총 34건이다. 표본에는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ESG 평가 기사뿐 아니라 ESG 공시 로드맵, 스코프3, 공급망 실사, CBAM, 기후금융, AI 거버넌스 등의 정책 및 산업 기사도 포함했다. 최근 기사에서 공급망 공시와 관리, AI 리스크, 재무성과, 기후위기 등이 동시에 ESG의 핵심 논점으로 제시되는 사례가 실제로 확인된다.

각 기사에는 최대 5개의 핵심 이슈 태그를 부여했다. 같은 기사에 특정 개념이 여러 번 등장해도 한 번만 계산했다. 따라서 아래의 ‘출현건수’는 토큰 빈도가 아니라 기사 단위 문서빈도다. 예를 들어 ‘ESG 공시’,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공시’가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경우 ‘공시’로 통합했고, ‘공급망 ESG’, ‘공급망 관리’, ‘공급망 배출’은 상위 개념인 ‘공급망’으로 코딩했다. 반대로 스코프3, CBAM처럼 기업에 미치는 효과가 독립적인 용어는 별도 태그로 남겼다.

기회와 위협은 기사 문맥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신규시장, 비용 절감, 자금조달, 경쟁력, 평판, 기술혁신, 감축성과 및 기업가치 개선이 중심이면 ‘기회’, 의무, 비용, 제재, 법적 책임, 무역장벽, 공시 부담, 공급망 배제 가능성이 중심이면 ‘위협’, 두 요소가 모두 핵심이면 ‘혼합’으로 분류했다.




많이 등장한 ESG 키워드

표본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난 단어는 환경이나 사회공헌이 아니었다. 공시와 규제였다. 공시는 34건 가운데 16건인 47.1%, 규제는 14건인 41.2%에 등장했다. 공급망이 10건, ESG 평가가 7건, 지배구조가 6건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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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ESG의 중심어가 됐다. 2026년 2월부터 7월까지 국내 ESG 보도는 공시 대상, 시행 시기, 스코프3, 유예, 면책 등을 반복적으로 다뤘다. 2월 당시 언론은 대형 상장사를 시작으로 단계적 공시 의무화와 스코프3 유예 가능성을 집중 보도했고, 3월에는 제조기업들이 공급망 전체 배출량을 산정해야 하는 스코프3의 실무 부담을 제기했다. 7월 최종안 발표 이후에는 법정공시, 책임, 그린워싱이 함께 기사 제목과 본문으로 올라왔다.

공시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많이 공개한다’는 뜻만은 아니다. 공시의 언어가 재무보고의 언어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가 더 크다. 2026년 1월 국내 216개 상장사의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분석한 보도에서도 ISSB 또는 KSSB를 참고한 기업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7월 제도화 확정 이후에는 기후정보가 재무공시에 준하는 책임정보로 다뤄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규제는 두 번째로 빈도가 높았지만 방향성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었다. 규제가 포함된 14건 가운데 순수 위협은 4건, 혼합은 7건, 기회는 3건이었다. 언론의 질문이 ‘ESG 규제가 좋은가 나쁜가’보다 ‘규제에 어떻게 적응해 경쟁력으로 전환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산업통상부의 2026년 지속가능경영 종합시책을 다룬 기사 역시 글로벌 ESG 규범을 무역장벽으로 정의하는 동시에,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설명했다.

공급망은 세 번째 핵심어이자 가장 전략적인 양면 키워드였다. 10건 가운데 6건이 기회, 2건이 혼합, 2건이 위협으로 나타났다. 기업 입장에서는 협력사의 온실가스, 인권, 안전, 데이터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공급망 관리 역량을 갖춘 기업에는 고객사 유지, 해외시장 진입, 수출경쟁력 향상이라는 반대편의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2026년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ESG 실사 컨설팅을 지원하고 2028년까지 간편 공급망 실사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급망이 특히 탄소와 연결되는 이유도 분명해졌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 CBAM의 본격 시행기간은 2026년 1월 1일 시작됐다. EU는 CBAM을 탄소집약적 수입품에 내재된 탄소에 가격을 부과하는 제도로 설명하고 있으며, 전환기간인 2023년에서 2025년을 거쳐 2026년부터 본격체제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국내 언론에서도 ‘탄소 데이터가 경쟁력’이라는 표현이 등장했고, 공급망의 탄소배출량 산정이 환경관리에서 무역관리로 성격이 바뀌었다.

ESG 평가와 등급은 가장 전형적인 기회형 언어였다. ESG 평가가 등장한 7건 중 6건이 기회 프레임이었다. 기업의 글로벌 평가 편입, 등급 상승, 업종 1위 등은 평판과 투자자 신뢰를 강조하는 기사로 연결됐다. 2026년 국내 시가총액 250대 기업을 분석한 ESG 평가 기사에서는 평균 점수가 78.7점으로 전년보다 0.5점 상승했으며 환경, 사회보다 지배구조 점수의 상승폭이 컸다고 보도됐다. 현대건설과 LG전자 관련 기사도 글로벌 ESG 평가 결과를 기후대응, 안전, 재생에너지, 지배구조 및 공급망 관리 성과와 연결했다.

데이터는 출현건수보다 중요도가 높은 숨은 키워드였다. 독립 태그로는 5건이지만 공시, 스코프3, CBAM, 평가, 정보보안을 모두 관통한다. 지속가능성 공시를 위해서는 연결 기준의 정보를 모아야 하고, 스코프3 대응에는 협력사의 배출 데이터가 필요하며, CBAM 대응에는 제품별 탄소 데이터가 필요하다. AI 관련 ESG 기사에서도 데이터 관리와 AI 신뢰성, 윤리가 평가항목으로 제시됐다. 따라서 앞으로 ESG의 실무 언어에서 ‘데이터’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횡단하는 기반 개념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카테고리별 프레임지수 분석

개별 키워드를 여섯 개 상위 카테고리로 묶으면 ESG 보도의 구조가 더 선명해진다. 가장 큰 범주는 공시 및 데이터로 전체 표본의 58.8%에 해당하는 20건에서 나타났다. 다음은 기후 및 에너지 17건, 평가 및 지속가능금융 15건, 사회 및 디지털 책임 12건, 공급망 및 통상 11건, 지배구조 및 자본시장 9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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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지수는 (기회 기사 수 - 위협 기사 수) ÷ 해당 카테고리 출현 기사 수 × 100으로 계산했다. 혼합 기사는 0으로 처리했다. 여러 카테고리가 한 기사에 중복될 수 있으며 지수는 표본의 방향성을 비교하기 위한 기술통계이지 모집단의 여론지수가 아니다.

공시 및 데이터는 비중이 가장 크면서 동시에 가장 중립적인 카테고리다. 프레임지수는 +15.0으로 여섯 카테고리 중 가장 낮다. 공시 자체는 기업 투명성과 투자자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회지만, 의무화, 스코프3, 검증, 법적 책임과 연결되는 순간 비용 및 리스크가 된다. 2026년 공시 로드맵 보도에서 투자자 비교 가능성과 경영 혁신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언급된 동시에 기업의 준비기간과 법적 부담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진 이유다.

기후 및 에너지는 규제 대응과 성과 창출이 거의 대등하게 공존했다. 한쪽에는 CBAM, 온실가스, 탄소비용이 있고 다른 쪽에는 재생에너지, 탄소감축, 녹색전환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6년 ESG 리포트에서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67% 줄였다고 발표했고, LG전자는 재생에너지 전환과 ESG 평가 성과를 함께 강조했다. 기업발 보도에서 감축은 비용보다 성과와 경쟁력의 언어로 표현되는 경향이 분명했다.

반대로 탄소가 규제 기사에 등장할 때 표현은 달라졌다. CBAM은 ‘탄소 청구서’, ‘탄소 데이터’, ‘인증서’, ‘수출 경쟁력’과 연결됐고, 스코프3는 공급망 전체의 산정 부담과 유예 요구로 나타났다. 즉 같은 탄소라도 감축실적을 발표하는 기사에서는 기회, 비용을 부담하는 기사에서는 위협으로 프레임이 바뀐다.

평가 및 지속가능금융은 기회 성격이 가장 강한 전통적 ESG 카테고리였다. ESG 평가, 등급, 녹색금융, 기후금융, 전환금융은 기업가치 향상, 투자 확대, 친환경 프로젝트 조달과 결합됐다. 2026년 정부의 ESG 공시 논의에서도 규제만 제시된 것이 아니라 대규모 기후금융 공급과 저탄소 전환 지원이 함께 보도됐다. 이 때문에 같은 정책이라도 기업의 자금조달 관점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사회 영역의 특징은 ‘사회공헌’에서 ‘디지털 책임’으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사회적 가치와 상생은 여전히 나타났지만 AI 안전, AI 거버넌스, 정보보안, 소비자보호 같은 단어가 함께 등장했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관련 2025년 보도에서는 데이터 관리, AI 신뢰성, 윤리 준수, 디지털 접근성이 산업 특화 ESG 진단항목으로 제시됐다. 2026년 카카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보도에서는 이용자 보호, 정보보안, 기후 대응이 핵심 이슈로 선정됐다.

AI는 ESG와 별개의 기술 이슈가 아니라 새로운 E, S, G의 교차점으로 들어오는 모습이다. AI 확대에 따른 전력과 용수 수요는 환경 문제이고, AI 안전과 접근성은 사회 문제이며, 알고리즘 책임과 의사결정체계는 지배구조 문제다. 서스틴베스트의 2026년 전망 보도 역시 AI 확산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ESG 데이터의 재무성과 연결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지배구조는 ‘투명경영’이라는 추상어보다 자본시장 언어에 가까워졌다. 표본에서는 지배구조, 주주환원, 투자자보호 등이 나타났고, 실제 기업 지속가능경영 기사에서도 사외이사 독립성,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이 ESG 성과로 제시됐다. 2026년에는 금융당국이 한국 스튜어드십코드 개정 논의를 진행하면서 ESG와 자본시장 및 기업가치의 연결도 더 강해졌다.




기회요인과 위협요인

전체 표본만 보면 기회 프레임이 47.1%로 가장 크다. 그러나 이 수치만으로 ‘국내 언론이 ESG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결론 내리면 오류가 생긴다. 표본에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평가등급 상승, 신규 ESG 전략 발표 등 기업 성과 기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기사의 성격을 다시 세 종류로 분리하면 프레임 차이가 매우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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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최근 ESG 언론보도에서 ‘무슨 키워드를 쓰는가’ 못지않게 ‘누가 어떤 상황에서 그 키워드를 쓰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이 ESG 평가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사에서는 ESG가 거의 항상 경쟁력, 리더십, 성과, 신뢰의 언어가 된다. 현대건설의 글로벌 ESG 평가 기사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안전경영, 투명한 지배구조와 공급망 관리가 성과로 제시됐고, 카카오뱅크 보도에서는 사회적 가치,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확대가 핵심 성과로 제시됐다.

반면 정부가 공시 의무를 발표하거나 기업이 제도 대응 어려움을 말하는 기사에서는 ESG가 부담, 유예, 면책, 법적 리스크의 언어로 바뀐다. 제조업체의 스코프3 공시 관련 기사에서는 공급망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이 실무적 어려움으로 제시됐으며, 2026년 5월 공시 관련 논평에서도 투자자 보호라는 취지에는 동의하면서 준비기간과 실행 가능성이 쟁점이 됐다.

이 가운데 가장 명확한 위협형 키워드는 스코프3와 면책이었다. 두 단어 모두 표본에서 3건씩 등장했는데 각각 2건이 위협, 1건이 혼합이었다. 스코프3는 협력사에서 사용 단계까지 가치사슬 배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문제와 연결되고, 면책은 공시 정보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에 등장한다. 2026년 7월 최종 공시안 보도에서도 초기 면책과 고의적 그린워싱에 대한 책임이 동시에 쟁점이 됐다.

반대로 가장 뚜렷한 기회형 키워드는 ESG 평가, 사회적 가치, 재생에너지였다. ESG 평가는 7건 중 6건이 기회로 분류됐고 사회적 가치가 등장한 4건은 모두 기회였다. 재생에너지도 3건 가운데 2건이 기회, 1건이 혼합이었다. 기업이 이미 달성한 성과를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설명하거나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맥락에서 이 용어들이 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공급망은 가장 전형적인 양면 키워드다. 규제가 시작되면 위협이지만 대응 역량을 확보하면 기회로 전환된다. 정부가 공급망 실사를 무역장벽 대응과 수출경쟁력 지원정책으로 동시에 설명하고, 대기업과 협력사의 탄소감축 컨소시엄을 지원하는 것도 같은 구조다.




언론보도에서 읽혀지는 ESG의 변화

보도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변화는 ‘ESG’라는 세 글자의 약화가 아니라 그 안에 있던 개념의 분화다. 과거에는 탄소중립, 사회공헌, 지배구조 개선 같은 포괄적인 목표가 ESG 기사에 많이 등장했다면 최근 표본에서는 공시, 스코프3, 공급망, 면책, 데이터처럼 기업의 실제 업무를 가리키는 명사가 앞에 섰다.

특히 공시와 규제가 각각 표본의 47.1%, 41.2%에 등장한 것은 ESG가 기업 이미지 관리의 영역에서 측정, 검증, 법적 책임 및 데이터 관리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2026년 국내 공시제도 논의가 세부 일정과 법적 책임 단계까지 들어간 상황과도 일치한다.

두 번째 변화는 규제를 기회와 위협 중 하나로만 볼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표본에서 ‘규제’가 등장한 14건 가운데 혼합 프레임이 7건으로 가장 많았다. CBAM은 탄소집약 기업에는 비용이지만 이미 저탄소 생산체계를 갖춘 기업에는 가격경쟁력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공급망 실사 역시 관리체계가 없는 기업에는 거래 유지 리스크지만 공급망 데이터를 먼저 확보한 기업에는 글로벌 고객사 대응능력이 된다. 정부가 ESG 규범을 ‘무역장벽’과 ‘경쟁력’이라는 두 표현으로 동시에 설명하는 배경이다.

세 번째 변화는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따로 보는 전통적 E, S, G 구분의 설명력이 낮아진 것이다. 예를 들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은 E, AI 안전은 S, AI 통제체계는 G다. 공급망 역시 협력사 탄소는 E, 인권과 안전은 S, 실사와 내부통제는 G다. 공시와 데이터는 세 영역 전체를 관통한다. 최근 기사에서 AI, 공급망, 데이터가 동시에 ESG 주요 이슈로 부상하는 것은 이런 융합을 반영한다.

네 번째는 ‘데이터’가 ESG의 공통 기반이 됐다는 점이다. 언론에 ‘데이터’라는 단어가 직접 등장한 횟수는 공시나 규제보다 적지만 실제 공시, CBAM, 스코프3, ESG 평가, 정보보안의 실행조건은 모두 데이터다. 공시의 품질은 데이터의 연결성과 검증 가능성에 달려 있고, 공급망 탄소관리는 협력사의 활동자료에 달려 있으며, CBAM은 제품별 배출정보가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언론보도의 ESG 언어를 읽을 때 ‘데이터’를 단일 키워드가 아니라 여러 핵심어의 배후에 있는 공통 인프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는 사회와 지배구조 영역이 다시 중요해질 가능성이다. 최근 몇 년간 ESG 보도의 환경 편중이 컸다면 AI 안전, 정보보안, 소비자보호, 주주환원, 이사회 독립성 등의 확장은 S와 G가 기술과 자본시장의 언어를 통해 다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카오의 2026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보도에서 이용자 보호와 정보보안이 기후대응과 나란히 핵심 이슈로 선정됐고, 현대차 관련 보도에서는 안전, 인적자원, 이사회 및 주주환원이 한 보고서 안에서 함께 다뤄졌다.




마치면서

최근 1년의 국내 ESG 관련 언론보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ESG가 가치의 언어에서 실행의 언어로 바뀌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번 34건의 검증표본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핵심어는 공시 16건, 규제 14건, 공급망 10건이었다. 탄소중립이나 사회공헌과 같은 전통적인 ESG 대표어보다 실제 기업의 의무와 경영 프로세스를 지칭하는 단어가 더 앞에 섰다. 이는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제도 구체화, EU CBAM의 2026년 본격 시행, 공급망 ESG 요구 확대와 같은 최근 정책 및 시장환경과 맞물린 결과다.

기회와 위협의 구분에서는 더욱 분명한 패턴이 확인됐다. 기업의 ESG 성과와 전략을 다룬 19건은 13건이 기회, 6건이 혼합이었고 순수 위협은 없었다. 반면 정책과 규제를 중심으로 한 11건은 6건이 혼합, 5건이 위협이었고 순수 기회는 없었다. 같은 ESG라도 기업이 성과를 발표할 때는 ‘가치’, 정부가 의무를 제시할 때는 ‘리스크’가 되는 구조다.

따라서 ‘ESG가 언론에서 긍정적으로 보도되는가, 부정적으로 보도되는가’라는 질문보다 ‘어떤 ESG 키워드가 어떤 문맥에서 기회 또는 위협으로 전환되는가’가 더 유효한 질문이다. 공급망은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 공급망은 실사와 스코프3 관점에서는 비용과 리스크지만, 탄소감축과 고객사 대응 관점에서는 수출경쟁력이다.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공시 의무 때문에 수집하면 비용이지만 이를 탄소관리, 투자판단 및 제품전략에 활용하면 자산이 된다.

앞으로 ESG 언론 모니터링에서 우선적으로 추적해야 할 핵심어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ESG’ 자체의 기사량보다 공시, 스코프3, 공급망, 탄소데이터, CBAM, AI 안전, 정보보안, 주주환원, 녹색금융 및 전환금융의 증감을 함께 보는 것이 실제 기업 리스크와 사업기회를 더 빠르게 읽는 방법이다. 2026년 국내외 제도 변화와 최근 기업 보도는 이미 ESG가 별도의 경영 캠페인이라기보다 공시, 통상, 금융, 디지털 및 자본시장에 흡수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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